알래스카 LNG '덤터기' 우려…수출입銀 "2027년 공급 과잉"

박철응 기자 / 2025-04-16 17:33:39
관세 협상 지렛대?...최상목 "가능"
한전연구원 "2030년 LNG 가격 38% 하락"
김민석 "덜컥 물면 안돼"...나경원 "경제성 검토해야"

한국과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협의가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책 은행 연구소에선 2027년 이후 글로벌 LNG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비가 6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개발 이후 판매 시점의 LNG 가격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알래스카 사업은 경제성뿐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 '기후 악당'의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논의되지만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

 

▲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 [알래스카가스라인개발(AGDC) 홈페이지]

 

기획재정부는 16일 미국 재무부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에게 다음주 G20(주요 20개국) 회의 참석 차 방미하는 기간 중 베선트 재무장관과 통상 현안 관련 회의를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알래스카 LNG 개발 참여가 대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 "가능하다"면서 "어차피 양 정상 간 이야기에서 LNG 부분이 나왔기 때문에 검토는 안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날 한국가스공사는 알래스카주 정부 측과 실무 화상 회의를 갖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 후 SNS에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알래스카 사업은 13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알래스카 북쪽에서 추출한 LNG를 남쪽으로 운반해 수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비는 390억~440억 달러(약 55조~63조 원)로 추산된다. 과거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손을 뗀 곳인데 지금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세계 LNG 시장에 대해 "2027년 이후 많은 LNG 신규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이를 따르지 못해 공급 과잉을 일으키며 LNG 수요 증가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 리서치 기관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수요 공급 전망을 토대로 했다. 

 

2025, 26년에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LNG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후에는 신규 생산 물량에 대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장기계약 구매율이 감소하고 특히 유럽의 LNG 수요가 재생에너지 투자로 대체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진단이다.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물량의 증가도 LNG 수요 증가율을 둔화시킬 주된 요인으로 봤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통한 판매 시점은 일러야 2031년 정도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한전경영연구원은 2030년이 되면 동북아시아 기준 LNG 가격이 MMBtu(가스열량단위)당 7.8달러로 지난해 6월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2027년 이후 초과 공급에 따른 가격 인하 압력"을 이유로 들었다. 

 

사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결정한다면 당장 투자금을 대야하는데 감당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부채는 46조8000억 원, 부채비율은 433%에 이른다. 윤석열 정부에서 재정 건전성이 극도로 취약해졌다는 점에서 정부 지원 여력도 약할 수밖에 없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가 큰 사업에 선뜻 나서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래스카 LNG 개발에 42만9000톤의 철강재가 필요하고 4년간 매년 11만 톤가량 수요가 추가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2023년 기준 세계 강관(강철관) 수요가 2000만 톤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연간 0.6%의 수요 창출이기에 알래스카 자체만으로 반응하는 것은 과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업체인 US스틸 등도 송유용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처럼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요구받고 있는 일본이 먼저 시험대에 선다. 미일 관세 담당 장관이 오는 17일 본격 협상을 시작한다. 일본 현지에서도 이 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를 의문시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 14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면서 "차근차근 타협하면서 교섭이 이뤄지면 된다는 방침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한국은 대통령 대행 체제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최상목 팀은 이미 무능이 확인된 팀"이라며 "뭘 믿고 관세 협상을 몽땅 맡기느냐.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덜컥 무는 것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경선후보는 SNS를 통해 "수십조 원의 투자가 필요한 알래스카 LNG 사업은 경제성과 장기적 에너지 전략을 종합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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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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