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4명 배타고 NLL 넘어 귀순…월선 포착 못한 軍 경계 또 '구멍'

박지은 / 2023-10-24 17:11:09
어민이 속초 바다에서 발견…'이상한 배 있다' 신고
7.5m 길이 소형 고기잡이배…4명, 일가족으로 알려져
軍, 고속정·초계기 보냈지만 민간신고 때까지 찾지 못해
경계 실패 논란 불거지자 "징후 포착하고 추적 중" 반박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앞바다까지 내려왔다가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됐다.

 

이들은 남성 1명, 여성 3명으로 구성된 일가족으로, 속초 한 항구 인근 해상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4명 신병을 확보했고 이동 경로와 귀순 의사 등을 확인하는 합동 신문을 진행 중이다.

 

▲ 2019년 7월 28일 우리 군에 예인된 북한군 소속 소형 목선.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뉴시스]

 

군 당국은 민간 선박이 발견해 신고할 때까지 북한 선박을 찾지 못해 동해 NLL 감시·경계에 또 허점을 드러냈다. 군 당국은 그러나 NLL 이남부터 선박을 추적했다고 반박했다. '경계 실패'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군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강원도 속초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했다.


북한 주민들이 타고 온 배는 7.5m 길이의 나무로 만들어진 전마선(소형 고기잡이배)으로 추정됐다. 속초해경은 '이상한 배가 있다'는 어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북한 주민 4명이 승선 중한 것을 확인했다.

 

해경은 이들 4명의 신병을 확보해 오전 11시쯤 강원도 동해항을 거쳐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넘겼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에서 온 4명이 귀순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이 동해상에서 배를 타고 귀순을 시도한 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이들은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됐다. 지난 5월에는 서해를 통해 북한 어선 1척이 NLL을 넘어 귀순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오전 4시 이전부터 NLL 인근에서 북한군의 동향을 포착하고 동해상에 초계기와 고속정을 보냈지만, 민간 어선이 신고할 때까지 해당 선박을 특정하지 못했다. 북한 목선이 발견된 속초 동쪽 해상은 NLL에서 남쪽으로 약 40∼50㎞ 떨어진 지점이다.


북한군이 이날 새벽 동해상에서 어떤 움직임을 펼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주민 탈북 움직임을 포착하고 군이 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 설명대로라면 초동 대처는 빨랐으나 결과적으로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NLL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해안감시 태세에 또 구멍이 난 셈이다.

군은 경계 실패 지적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새벽 동해상의 '의심 선박'을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 등 감시장비로 포착하고 오전 5시 30분쯤부터 작전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레이더와 TOD로 포착된 해당 선박은 어선 신호가 없어 의심 선박으로 추적하고 있었다"며 "초계기와 고속정을 보냈지만 소형 북한 목선을 찾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민간 어선이 북한 배를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목선이 NLL을 넘은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5월엔 북한어선 1척을 감시하다 NLL을 넘자 즉각 병력을 투입해 신병을 확보한 바 있다. 해군은 서해 NLL과 달리 동해 NLL은 북한 소형 목선 감시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동해 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군 당국이 제때 포착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6월 15일 어민 4명이 탄 북한 어선이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와 접안했고 인근에 있던 민간인이 112에 신고해 발견됐다. 2009년 10월 1일 강릉 앞바다에서 북한 선박이 발견됐을 때도 군 당국은 이 선박의 동해 NLL 월선을 식별하지 못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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