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수혜주 한국·흥구석유는 상한가…방산·해운株도 호조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확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연일 거침없는 기세로 치솟던 코스피는 3일 폭락했다.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주가 폭락과 함께 불안감도 번지는 기류인데, 비관론에 젖을 일은 아니다. 거품이 아니라 실력으로 올라선 만큼 중장기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주류다. 관심사는 결국 회복 시기다.
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7.24% 폭락한 5791.91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3.06%), 대만 가권지수(-2.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0%)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권시장에 비해 낙폭이 훨씬 컸다.
반도체 '메가사이클'을 타고 '코스피 6000' 달성을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폭락하며 지수하락을 견인했다. 이날 삼성전자(19만5100원)는 9.88% 내려 5거래일 만에 20만 원 선이 무너졌다. SK하이닉스(93만9000원)도 11.50% 급락해 5거래일 만에 100만 원 선이 무너졌다.
현대차(-11.72%), 기아(-11.29%),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두산에너빌리티(-8.84%)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 폭락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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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가 부른 증시 폭락이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 이스파한 등 이란 전역의 핵심 지도부 거점과 군사 시설을 합동 공습했다. 이 과정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비롯해 지도부 인사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미사일, 드론 등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2일(현지시간)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해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도 참전해 전쟁은 확대 양상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6.3% 뛴 배럴당 71.23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배럴당 77.74달러)도 6.7%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와 이로 인한 유가 상승은 국내 기업들에게 악재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원자재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경기 위축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수출이 주력인 우리 기업들에게 악재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와 유가 급등 탓에 단기 투자심리가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국내 증시가 연초 이후 48%나 폭등한 점을 언급하면서 "너무 많이 올랐던 탓에 하락폭도 컸다"고 진단했다.
지수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유가 상승 수혜주로 꼽히는 정유주는 폭등했다. 한국석유(2만1150원)는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29.75% 폭등해 상한가를 쳤다. 흥구석유(+29.76%)와 대성에너지(+29.98%)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쓰오일(+28.45%) 역시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다.
방산주와 해운주도 호조세다. 방산주 중 LIG넥스원(+29.86%)은 이날 상한가를 쳤다. 한화시스템(29.1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현대로템(8.03%) 등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운주 중에선 흥아해운(+29.73%)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팬오션은 17.42%, HMM은 14.75%씩 뛰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변동성 확대를 피할 순 없지만 중장기적으론 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랠리의 메인 엔진인 '인공지능(AI) 붐', 정책적 지원 등은 아직 식지 않았다"며 중장기 회복을 기대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코스피 목표치를 되레 기존 5800에서 7500으로 상향하면서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개월 이내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며 "이후 코스피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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