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급한 불 끄자' 85兆 투입…부실 사업장 LH 매입 추진

유충현 기자 / 2024-01-04 16:33:32
정부 '2024 경제정책방향', 부동산·PF 시장 연착륙에 초점
85조 규모 유동성 공급프로그램 가동…필요시 추가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다시 연기…비수도권 개발부담금 면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올해 경제정책의 중요한 화두로 제시했다.

 

정부는 PF 시장에 85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사업성이 있지만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매입해 정상화할 계획이다.

 

올해 5월로 예정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1년 더 미루기로 했고 지역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차원에서 '비수도권 개발부담금 감면' 카드도 8년 만에 꺼냈다. 

 

정부가 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 부총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뉴시스]

 

85조원 유동성 풀어 PF시장 '인공호흡'…건설사 부담 낮춘다

 

정부는 우선 PF 시장 위축이 건설사와 PF 사업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85조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속히 집행하고 필요시 유동성 공급을 추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준공기한을 넘겼거나 임박한 건설사들의 우발채무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건설사들이 '책임준공확약'으로 빚을 떠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권자인 대주단이 협약을 통해 채무인수 시점을 연장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기한 내에 건설을 마치겠다는 약속과 함께 불이행시 채무를 짊어지는 형태의 계약을 한 건설사가 많아서다. 

 

여기에 건설공제조합을 통한 유동성 지원도 강화한다. 책임준공보증 집행 가속화에 6조원, 비주택 PF 보증 신설 4조원, 건설사 특별융자에 4000억원을 투입한다.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침은 '질서 있는 연착륙'이다.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은 경·공매를 통한 정리를 추진하되, 사업성은 충분하지만 시장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LH가 매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LH가 사업성 검토 후 매입해 직접 사업을 시행하거나 다른 시행사나 건설사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이 공동출자한 'PF 정상화 펀드' 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2025년까지 취득세를 50% 감면할 계획이다. 다만 취득세 감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할 수 있다.

 

정부는 부동산PF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제도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수분양자를 보호하고 안정적인 부동산 공급 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토지신탁 내실화 방안도 1분기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미루고 8년 만에 '개발부담금 면제' 카드

 

다주택자를 지원하고 건설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여럿 담겼다. 

 

오는 5월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1년 더 미루기로 했다.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세제상 '패널티'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내야한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 지금까지 소득세법 시행령을 통해 양도세 중과를 미뤄왔는데, 이번에 세 번째로 연장한 것이다. 정부는 향후 아예 법개정을 통해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지방 건설사업의 사업성을 높여주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비수도권 개발부담금을 100% 면제하고 학교용지부담금은 50% 감면하기로 했다. 개발부담금은 주택건설, 산업단지개발, 골프장 건설 등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의 일정액을 거둬들이는 제도인데, 정부가 면제 카드를 꺼낸 것은 8년 만이다. 비수도권 학교용지부담금을 감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사들의 공사비 부담을 고려해 올해부터 30가구 이상 아파트에 도입하기로 했던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제도' 시행은 1년 유예하기로 했다. 기준을 충족하려면 단열 기능을 높인 고효율 제품을 비롯해 여러 신재생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과 미착공 공공택지에 대해서도 지원책을 꺼냈다. 건설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세제지원, 규정정비, 공기업의 역할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91개 부담금을 원점 재검토해 기업 부담을 줄여준다는 방침이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위험에 대비한 '다세대·다가구 지원 3종 세트'도 마련했다. 

 

임차인이 거주 중인 소형(전용면적 60㎡ 이하)·저가 주택(수도권 3억원, 지방 2억원 이하)을 매입할 경우 올해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감면하며, 청약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하도록 했다. 등록임대사업자가 LH와 지역주택도시공사에 소형·저가 주택을 양도할 수 있도록 올해에 한해 허용하고 LH는 올해 구축 다세대·다가구 1만 가구 이상을 매입하기로 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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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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