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등에 커진 경기지표 괴리…닷컴버블 후 26년來 최대

유충현 기자 / 2026-02-23 18:10:40
선행·동행지수 격차 4.6p 달해…"실물 경기와 괴리된 기대감"
"주식시장 급락은 없을 것…선행·동행지수가 중간 수준에 수렴"

코스피 급등으로 인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간 격차가 26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 경기 선행지수 및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격차 추이. [KOSIS 국가통계포털 자료 재가공]

 

2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3.1이다. 두 지표 간 격차는 4.6포인트로 이른바 '닷컴버블' 시기인 2000년 2월(4.7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최근 선행지수를 끌어올린 주역은 단연 코스피였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6.6%, 11월 8.0%, 12월 6.6%로 3개월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행지수 구성 7개 항목 가운데 사실상 코스피 혼자 선행지수를 떠받친 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동행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광공업생산지수는 10월 -1.0%, 11월 -1.6%, 12월 -0.6%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소매판매액지수는 11월 0.0%에 머물렀고, 비농림어업취업자수는 12월 -0.4%로 고용마저 뒷걸음쳤다. 선행지수가 고공행진하는 동안 고용이 마이너스인 상황은 과거에 없었던 이례적인 패턴이다.

 

▲ 선행지수 및 동행지수 구성항목별 최근 3개월간 증감률 비교. [KOSIS 국가통계포털 자료 재가공]

 

통상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면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과거 두 지표의 격차가 3~4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시기는 '닷컴버블' 붕괴 직전(2000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9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2020년) 등이다. 

 

과거 사례에서는 선행지수가 급락해 실물과 간극을 좁히는 과정에서 주식시장 급락 등 경기 충격으로 연결되곤 했다. 1999~2000년 무렵 선행지수가 고점을 찍은 뒤 내리꽂히며 닷컴버블 붕괴로 이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스피는 M2(광의통화량) 및 수출 지표 대비 과대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다"며 "조만간 주가가 떨어지고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상승, 관세 충격,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가 터질 경우 지금처럼 실물과 괴리된 시장은 충격에 훨씬 취약하다"고 했다. 이어 "선행지수 상승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실물이 따라주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선행지수가 떨어지더라도 주식시장 급락은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강 대표는  "반도체 업계가 고객사를 대상으로 D램·낸드 가격을 최대 80%까지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만큼 1~2분기 실적이 정점에 달했다가 3분기 말에서 4분기로 가면서 동행 지표 상승 모멘텀이 꺾일 순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선행지수가 다소 꺾이는 동시에 동행지수도 100선까지는 따라올 것"이라며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점진적으로 중간 수준에 수렴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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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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