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불가피...연내 동결 기조 유지" 전망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가 오르면서 경기는 침체되는 현상)에 빠질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기 힘들어 한동안 동결 기조가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 통화정책이 하반기에 변화할지, 변화한다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에 쏠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7회 연속 동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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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전쟁 여파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27일 배럴당 71.2달러였던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4월 8일엔 101.2달러로 치솟았다.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92.5원으로 2월(1448.4원)보다 44.1원 높아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전망치는 2.4%로 2월 말(2.0%)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물가는 뛰는데 경기는 좋지 않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4월 경제상황 판단'에서 "전쟁 영향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강해졌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2월 전망치(2.0%)를 다소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나마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이 어느 정도 성장에 기여할 거란 점을 감안한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26조2000억 원 규모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일단 금리인하 버튼은 누르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전쟁으로 물가 우려가 크게 높아져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큰 상황에서 금리까지 인하할 경우 물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금통위를 마지막으로 이 총재가 퇴임하고 다음부터는 신현송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가 지휘봉을 잡게 될 거란 점도 관심사다.
신 후보자는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시절부터 부채 관리와 금융 안정을 매우 중시해 흔히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 신 후보자 본인은 "매파·비둘기파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균형 잡힌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후 올해 국제 유가 전망치가 배럴당 평균 85달러로 높아졌다"며 물가 상승 위협이 상당함을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4분기에 기준금리를 1회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은 물가 상승세에 따라 하반기 중 금리를 한두 차례 올릴 것"이라며 "연말 기준금리가 3.00%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같은 의견을 표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염려도 만만치 않음을 거론하면서 "한은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동결 기조 지속을 예측하면서 "연말쯤 1회 인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보다 경기침체 우려가 더 깊어질 것"이라며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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