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인상說?…담배업계, '볼멘소리'

남경식 / 2019-09-09 08:15:37
기획재정부 "액상형 전자담배 적정 세율 재검토"
담배업계 "세금 인상 뻔해…금연 정책과 상반"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상 결정을 점치면서 사실상 세수 확보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해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쥴(JUUL) 등 액상형 전자담배의 적정 세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의 지적 등을 감안하여 관계부처 공동(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으로 해외사례 조사, 적정 제세부담금 수준 산정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5월 22일 서울 성동구 어반소스에서 열린 쥴 랩스(JUUL Labs) 코리아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쥴 디바이스가 전시되어 있다. [정병혁 기자]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 인상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내놓은 해명이었다.

기재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쥴 등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의 세율 조정 여부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세율 조정 여부는 전혀 결정된 바 없으므로 관련 담배 세율을 인상한다는 단정적인 보도는 지양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거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세금이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해성 성분 분석 결과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세금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7년 정부는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출시 직후 인기를 끌자 세율을 일반담배의 60%에서 90% 수준으로 올린 바 있다.


당시 한국필립모리스는 일반담배보다 유해 물질이 현저히 적은 만큼 세율이 비슷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유해성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세금 인상의 정당성을 어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6월 '담배 타르,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 더 많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권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 포함된 벤조피렌, 벤젠 성분은 각각 일반담배의 3.3~4.7%, 0.2~0.3% 수준에 불과했다. 또, 식약처가 강조한 타르, 니코틴 이외의 유해 성분들은 모두 30% 이하 수준이었다.


▲ 김의성 BAT코리아 대표가 8월 13일 서울 성동구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글로 센스' 미디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BAT코리아 제공]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전자담배에 유해 성분이 없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며 "일반담배보다는 적다는 것이고, 쉽게 금연을 하지 못하는 흡연자들을 위한 대체재"라고 피력했다. 이어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와 비슷한 세금이 붙는다면,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며 "금연 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기조와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 보건당국은 전자담배를 금연 껌,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금연 보조 수단으로 보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 물질은 일반담배의 5%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전자담배 세금을 인상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흡연 인구 감소 및 전자담배 수요 증가로 담뱃세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담배 제세부담금은 5조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00억 원 감소했다. 현행법상 액상형 전자담배는 소비자가격 대비 세금 비중이 39.3%로 일반담배(73.8%), 궐련형 전자담배(66.8%)보다 낮다.


최근 정부의 전자담배 세금 책정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도 나왔다.


김의성 BAT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13일 서울 성동구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글로 센스' 미디어 행사에서 "현재 소비세가 일반 궐련형 담배와 차세대 제품군에 대해 비슷한 수준으로 매겨지고 있는데 저희는 유해성이 적은 차세대 제품군에 대한 소비세가 차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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