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4가 재개발엔 한 곳도 응찰 없어
치솟은 공사비 & 불투명한 분양 전망 때문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사업성이 뛰어난 대단지 사업장이더라도 불필요한 출혈 경쟁은 피하려는 흐름도 감지된다.
분양 전망이 불투명하고 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도 정비사업 입찰이 유찰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지방에선 수차례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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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
14일 송파가락1차현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오늘 2차 입찰에서 롯데건설만 응찰해 유찰됐다"면서 "조합 회의를 거쳐 향후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산된 이후 곧바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 외에도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BS한양, 포스코이앤씨, 효성중공업 등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2차 입찰도 롯데건설만 응찰했고 경쟁 구도가 성사되지 않아 또 무산됐다. 두 차례 입찰에 모두 참여한 롯데건설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송파구 동남로 문정동 일대 지하 4층∼지상 21층 공동주택 8개 동 84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평당 공사비 840만 원, 총 공사비 규모는 4015억 원 정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의 평당 공사비가 불과 몇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더 할 것이다. 분양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사업비 8470억 원의 문래동4가 재개발 조합도 시공사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응찰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조합은 곧바로 2차 입찰을 준비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용적률 상한을 250%에서 400%로 높이는 것을 허용했지만 계획안이 잡힌 지식산업센터 건립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최근 창업이 줄어들어 분양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의 수익성이 낮아져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업성이 확실한 경우만 취하려는 선별수주 전략 때문에 강남권 대규모 사업장의 입찰도 무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강남 개포주공6·7 단지와 송파 잠실우성 1~3차 단지가 대표적이다. 개포동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잠실우성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 양상이 그려졌지만 삼성물산은 두 곳 모두 최종 입찰을 포기했다. 다른 건설사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것이라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한 방침으로 알려졌다.
개포주공6·7 단지와 잠실우성1~3차 단지도 고전 중이다. 각각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단독 입찰로,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았다. 조합들은 수의계약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지방 상황은 더 열악하다. 부산 동래구 명장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세 번째 입찰을 진행했지만,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없었다. 이 역시 수의계약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등 일부 지역이 여전히 고점을 갱신하고 있지만 2022년 말쯤부터 전국 집값이 최고점 대비 30% 정도 조정을 받았고 선별수주는 그 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사비도 급등하기 시작해 건설경기 자체가 악화된 것"이라며 "뚜렷하게 금리가 내려가는 시점이 온다면 선별수주 분위기가 다소 약해지겠지만 비인기 지역까지 확대되는 건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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