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안 받았다는 尹…녹취록엔 "공관위에 김영선 해줘라 했다"

박철응 기자 / 2024-10-31 16:25:38
민주당, 대통령 육성 파일 공개 일파만파
통화 내용 설명 되지 않는 대통령실 해명
연락한 적 없다던 입장과도 배치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의혹이 결정적 분수령을 맞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공개된 내용과 들어맞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민단체 고발과 교수들의 시국선언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31일 내놓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내용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했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맨 왼쪽) 등 지도부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기 직전인 5월9일에 이뤄진 통화라고 했다. 윤 대통령 취임식 날이기도 한 다음날 실제로 김 전 의원은 공천됐다.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당시 윤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화 내용에는 분명히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라는 대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서는 설명 없이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만 했다.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라는 윤 대통령의 말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저 대통령실은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했다. 

 

어차피 김 전 의원이 공천될 적임자였으며 실제 결과로도 증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15·16대 총선에서 비례로, 17대와 18대에는 경기도 일산에서 당선됐으며, 재보선 공천 당시에도 창원 의창구에 지역 연고가 없다는 논란이 거셌다. 더욱이 창원 의창은 수십년간 보수정당 후보가 공천만 받으면 당선으로 이어졌던 '텃밭'이기도 하다. 

 

거짓말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8일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며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 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은 대통령 당선인으로 취임식 전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자를 주고 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과 시기적으로 배치된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유력 정치인의 공천을 "좀 해줘라" 했다는 통화 내용이 중요하지 않아 기억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는 대통령실 입장과 달리 파문은 일파만파로 커지는 양상이다. 당장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 부부, 명씨, 김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 6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 후 부정처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외대 교수 70명은 '민주주의 훼손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내고 '김건희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부인으로 내조에만 전념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정 전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면서 "국정 운영에 비선 조직이나 사인이 개입하고, 국가 예산을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매국적 역사관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면, 현 정부는 시민불복종이라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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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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