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업계 "790만 소상공인 벼랑끝으로 내모는 것"
쿠팡, 2012년 매출 845억원 → 지난해 600배 성장
쿠팡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논의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가 소상공인 반발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올 상반기 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외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소상공인 단체 "새벽배송 허용은 소상공인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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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대형마트. [뉴시스] |
소상공인 업계는 "골목상권 사수"라는 구호를 내걸고 규제 완화를 전면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무소(서울 서대문구) 인근에서 진행됐다.
이날 송치영 소공연회장은 "당정이 '소비자 편익'을 명분으로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려는 것은 지난 십 수년간 골목상권을 지켜온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걷어내고, 790만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대 소상공인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한 상황에서 자본력과 물류망을 독점한 대기업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이라는 날개까지 달아주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 자본에 의한 소상공인 무차별 학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전국상인연합회는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형마트 온라인·새벽배송 허용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쿠팡, 2012년 대형마트 규제 이후 '급성장'
지난 2012년 당시 여야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매장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인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을 못하도록 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뿐만 아니라 새벽배송도 사실상 하지 못하게 손발이 묶인 것이다.
개정안 시행 이후 국내 대형마트 업계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업계 트렌드에 뒤쳐져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2년 대형마트 3사 매출은 약 34조 원이었는데, 지난해 매출은 30조 원 안팎에 불과하다.
반면 2012년 연매출이 845억 원에 불과했던 쿠팡은 지난해 49조1197억 원을 기록했다. 대형마트가 각종 규제에 짓눌린 13년간 쿠팡 매출은 약 600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쿠팡의 대규모 고객정보 해킹 피해로 인해 국내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가 급진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권이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는 하반기로 미뤄질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는 규제 완화를 위한 법안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과 포장·반출을 허용하는 내용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하는 개정안 발의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서 올 하반기에 대형마트 규제가 완화돼야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는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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