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순위 업체에 계약보증금 수백~수천만원 요구
공공조달 입찰 투명성 위해 공개한 정보 악용한 범죄
공공조달 플랫폼인 '나라장터'에 입찰한 자영업자에게 접근해 최대 수천만 원의 계약금을 입금하라는 형태의 사기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나라장터에 입찰한 업체명과 입찰금액 등이 공개되는 점을 악용한 사기다.
"낙찰업체 납품 차질" 거짓말로 계약보증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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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장터 홈페이지. [홈페이지 갈무리] |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나라장터 공공조달 입찰에서 2순위 업체들을 대상으로 계약을 미끼로 한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라장터로 사기당할 뻔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공유됐다.
A 씨는 "한 번씩 나라장터로 입찰하는데 몇 달 전 2순위로 떨어진 입찰이 있다"며 "어제 그곳 소속이라고 전화가 와서 1순위 업체가 납품에 차질이 생겨 2순위 업체가 납품하게 됐다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1순위 업체가 잘 아는 곳인데도 납품차질이 생겼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며 "오늘 계약보증금 200만 원을 먼저 입금하라고 연락이 와서 '사기'라는 생각에 기관에 직접 전화해 보고 사기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B 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 "지난달에 입찰했던 건인데 낙찰순위가 이십몇등인데 전화가 왔다"며 "1순위 업체가 조건이 안맞아서 다른 입찰자들에게 수의계약하려고 전화하고 있다고 하더라"는 내용이 글을 오렸다. B 씨는 재입찰 공고도 나오지 않고 전화를 돌리는 것이 수상해 더 이상 통화를 이어가진 않았다.
나라장터는 공공조달 입찰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누구나 입찰 업체와 투찰금액을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순위로 낙찰에 떨어진 자영업자에게 접근해 1순위 낙찰자 계약이 취소됐으니 수의계약을 위해 거액을 입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낙찰자가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계약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배정예산이 수억 원인 경우 10%인 수천만 원을 입금해야 차순위 낙찰자로 선정되는 점을 악용, 계약금을 갈취하는 사기다.
나라장터 사기에 25개 물품 활용
나라장터 공지사항에 따르면 입찰 계약정보를 활용한 사칭 사기수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수요기관 직원(허위 또는 수집된 실명) 명함 사용 △허위공문서 작성(구매확약서 위조) 후 물품납품 유도 △문자 등을 통한 특정업체 소개해 물품구매 및 계약 유도 등이다.
현재까지 사기 사례에 이용된 물품은 총 25개다. 품목별로 보면 △AED 심장충격기 △복합기 △심전도기 △쌀 △회의용탁자 △파티션 △블라인드 △관용차 △컴퓨터 △타일 △상수도 부품 △와인 △농업용 기자재(방역복) △방열복 △특수장갑 △소방피복 △소파 △자동문 △청소용품 △행사용품 △커텐 △냉장고 △세탁기 △도어락 △A4용지 △구조로프 등이다.
임직원 사칭 사기 발생 공지 및 안내 수요기관은 총 223개다. 조달청, 지식재산처 등 11개 국가기관과 76개 지자체 및 교육청이 포함됐다. 또한 11개 소방관련기관과 125개 공공기관 등도 포함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경찰청과 공공조달 계약정보를 활용한 사기 피해 방지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나라장터에 로그인을 해야만 볼 수 있도록 중요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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