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상조 취임 후 프랜차이즈 압박…외식 상장기업 단 2곳 뿐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가 보류하는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업공개를 추진중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프랜차이즈 본사를 강도 높게 압박하면서, 상장을 추진하던 프랜차이즈 기업들 대부분이 상장을 연기한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3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더본코리아는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기업공개를 통해 좀 더 투명하고 체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가맹점주께 보탬이 되겠다"면서 "기업의 상장은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어느 시점에 될 수 있다고 보장할 수도 없는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백종원 대표가 최대 주주(지분 76.69%)로 있는 더본코리아는 2015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중소기업 기준을 넘어섰으나,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2019년 3월 31일까지 중소기업 졸업 유예를 적용받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매출은 2015~2017년 3년 연속으로 1000억원을 돌파해 2017년에는 1740억원대에 이르렀고, 점포 숫자도 1400여개에 달한다.

이처럼 더본코리아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객관적인 성적에서는 상장에 큰 무리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공개 성공 여부와 시점 언급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이디야커피, 하남에프앤비, 쥬씨 등 굴지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기업공개를 추진하다가 보류한 바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 2500개, 연매출 1800억원을 상회하는 이디야커피(대표 문창기)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올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삼았으나, 현재는 기업공개 추진을 연기한 상태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아무래도 상장을 하다보면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며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보류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하남돼지집을 운영하며 매년 2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하남에프앤비(대표 장보환)도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잠정적으로 보류한 바 있다. 하남에프앤비 관계자는 "외식 및 가맹사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이라 경기 호전 이후 기업공개를 재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하남에프앤비는 2016년 전·현직 가맹점주 20여명이 '거래상 지위 남용 혐의' 등으로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받은 바 있다.
2016년 매출액 433억원, 순이익 103억원을 달성한 생과일주스 전문 브랜드 쥬씨(대표 윤석제)도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올해 말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에 착수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185억원으로 반토막 나고 순손실은 12억원에 달하는 등 위기에 빠지며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매출 3188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달성한 치킨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대표 권원강)도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올해 3월부터 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연초의 목표와 달리 2년이상의 준비기간을 갖고 천천히 추진하겠다고 전략을 선회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장이 흔한 사례가 아니다 보니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촌에프앤비는 외식 브랜드 교촌치킨과 담김쌈을 운영하고 있으며, 권원강 회장의 지분율이 100%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BBQ와 bhc간 이전투구식 치킨시장에서 치킨업계 1위 교촌의 상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치킨업계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에게도 상징성이 컸으나 다양한 대외환경변수때문에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기업공개 추진을 보류한 이면에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강화된 공정거래위원회의 프랜차이즈 본사 압박도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는 가맹점주·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달라는 것이다"며 "공정위는 그분들의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지난해 7월 김 위원장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의 간담회에서도 "가맹산업이 외형적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이 질적으로 성숙되지 않았다"며 "많은 가맹점주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김 위원장의 엄포는 실제 규제로도 이어졌다.
올해 3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본사는 △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 △ 가맹점 1곳당 가맹본부에 지급한 전년도 차액가맹금의 평균 액수 △ 가맹점 1곳당 전년도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의 평균 비율 △ 주요 품목별 전년도 공급가격의 상·하한 등을 미리 공개해야 한다.
이달 8일에는 오너 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의 배상책임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내용이 추가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또다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자 올해에만 640여개 회사가 프랜차이즈 등록을 취소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최근 제명된 회원 기업도 25곳에 달했다.
올해 외식 시장 규모는 136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중 프랜차이즈 비중은 약 20%로 27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상장 기업은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와 디딤(마포갈매기)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도 상장 기업이었으나 지난해 정우현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거래가 정지됐고 현재는 상장폐지 여부가 심의 중에 있다.
공정위의 압박으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위축되며 기존 상장기업마저 상장 폐지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더본코리아는 올해 브랜드 연간 로열티를 10% 인하하는 등 본사-가맹점 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외식업계 세 번째로 주식 상장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언론에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내부적으로 정해둔 목표는 없다"면서 "회사의 구조적인 변화를 진행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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