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중진 지역구 재배치 박차…이재명은 전·현직 불출마 요구

박지은 / 2024-02-13 17:13:50
조해진, 김해을 험지 출마 수용…"모든 것 바쳐 이겨야"
지도부, '전현직 3파전' 서울 중·성동을 공천 재배치 검토
李, '올드보이' 문학진에 불출마 권고…인재근과도 통화
최병천 "韓 1점씩 득점, 李 아무일 안해…민주 패할 것"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공천 심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주는 양당 공천에서 주목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과 17일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경북과 대구 지역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민주당은 조만 간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 대상에게 개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하위 평가 통보는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로 받아들여진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공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낙천자의 반발과 불만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래야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원팀을 꾸려 선거 승리에 매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희생·헌신'을 명분으로 당 주류나 중진들의 불출마·험지출마를 유도하는 게 관건이다. 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이 해야할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호흡을 맞춰 영남 중진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이끌어내고 있다. 같은 영남권이지만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험지로 출마지를 옮겨 맞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중진들은 당의 요청에 속속 호응해 당 지도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13일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경남 김해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5선 서병수, 3선 김태호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화답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와 땀, 눈물로 일으킨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 총선에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이 저 같은 사람에게 현역 민주당 의원 지역에 출마를 요청한 것은 김해에서 이기면 수도권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제가 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이 대의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 공관위에서 이틀 전 김해을로 나가주길 희망한다고 해서 수용했다"며 "최종적으로 당의 의사를 좇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을 지역구 현역은 민주당 재선 김정호 의원이다.

 

당 지도부는 여세를 몰아 영남 뿐 아니라 서울에 대해서도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 중·성동을 등 공천 신청자가 몰린 일부 지역이 대상이다. 중·성동을은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천을 신청한 곳이다.


정영환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동일한 지역에 우리 인력들이 몰린 경우에는 좀 재배치해서 승리해야 될 것 같다. 특히 서울 지역에 그런 부분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성동을 같은 지역 위주로 인력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거기도 고려 대상"이라고 답했다.

 

낙천자 달래기는 한 위원장 몫이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공천 배제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에 대해 "과거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훼손된 것을 온몸으로 막았던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김 전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과 비교하며 "누구와 다르게 진짜 단식을 하신 분"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사전에 공천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뛰고 있다. 최근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전·현직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상 불출마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드 보이' 청산에 나섰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기 광주을에 공천을 신청한 문학진 전 의원에게 직접 전화해 적합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출마를 권고했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1위 후보와 차이가 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의원은 반발했다.

 

재선인 문 전 의원은 이 대표의 19대 대선 경선 캠프에서 활동한 친명계로, 임종성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경기 광주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대표는 인재근(서울 도봉갑) 의원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인 의원은 이 대표에게 먼저 총선 관련 의견 교환을 위해 자리를 요청했고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전날 여야 총선 행보에 대한 관전평을 내놨다.

 

최 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은 이를테면 '가랑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가랑비에 옷 젖듯 하루에 1점을 착실히 득점하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낙동강벨트, 한강벨트, 경기도 반도체벨트를 공략하고 있는 공천 전략은 효과적이기도 하고 민주당 입장에서 위협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면 민주당은 '집안 싸움'만 열심히 하는 중"이라며 "당 지도부의 총선 전략은 '감나무 전략'이 전부"이라고 혹평했다. "윤석열 정부 심판에 대한 반사이익만 노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로라면 민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지은

박지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