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표 비중 확대…이재명 "국민 눈높이 정치해야"
비명계 "당 나치 닮아가"…"친명 장기집권 위해 꼼수 개정"
정세균, 친명 직격…"민주당에 '가장 민주주의 실종된 정당'"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고 총선 경선에서 현역의원 페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안을 7일 의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안을 표결한 결과 찬성 331명(67.5%), 반대 159명(32.45%)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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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7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뉴시스] |
당헌 개정안은 두 가지로, 전대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고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인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표결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됐고 전체 중앙위원 605명 중 490명이 참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앞서 지난달 24일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전대 투표 비중을 현재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해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3배 이상 높이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로부터 2주만에 일사천리로 중앙위 의결도 이뤄진 것이다. 이 개정안은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집요하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강성 지지층이 많은 권리당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내년 전대에선 '개딸'들의 표심이 한층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 8월 전대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재선을 노리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민주당 중앙위는 투표 돌입에 앞서 약 2시간에 걸쳐 토론을 진행했다. 비명계는 "당이 나치 닮아간다", "불체포 포기 약속은 왜 깼나"며 이 대표를 면전에서 직격했다.
이 대표는 중앙위 모두발언에서 "당헌 개정에서 찬반 양론이 매우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당원들 의사가 당의 의사에 많이 반영되는 그러한 민주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당헌 개정을 지지한다는 논리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반대 토론에 나서 권리당원 권한 확대는 '직접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직접 민주주의가 정치 권력과 결합할 때 그건 독재권력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린 그 경험을 최근에도 봤다. 나치, 그리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태극기부대의 결합"이라며 "우리가 지금 가려고 하는 그 꼴은 바로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또 "이 대표가 말하는 국민 눈높이라고 하는 게, 그 국민이 과연 누구인지 굉장히 의심스럽다"며 "말 바꾸기를 일삼아 가면서 그것이 다 국민 눈높이인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어긴 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홍영표 의원도 가세했다. 홍 의원은 "이번 당헌 개정이 '김은경 혁신위'에서 제안한 것이어서 한다고 하는데, 김은경 혁신위 제안 1호가 뭐였냐, 불체포특권 포기였다"며 "우리 이재명 대표부터 그렇게 하셨느냐"고 따졌다.
박용진 의원은 "지금 (총선 관련) 당헌을 바꾸려고 하는 건 그야말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는 강한 반대와 항의에도 당헌 개정안이 통과되자 "친명계 장기 집권을 위해 꼼수까지 써가면서 당헌을 개정했다"고 반발했다.
이날 당헌 개정 사안은 당 대표 선출법과 관련된 당헌 제 25조, 내년 총선 공천 룰을 바꾸는 당헌 제100조 두 건이었다. 하지만 각 안건에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닌 '두 안건 개정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찬반을 대하게 했다고 한다. '모두 찬성'이거나 '모두 반대'만 가능했다는 얘기다.
친명계에선 반박이 나왔다. 과거에도 중앙위에서 당헌 개정의 경우 관례적으로 복수 안건을 묶어 찬반 투표를 해왔다는 것이다.
이날 당헌 개정으로 계파갈등이 본격화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 이탈 확산에 따른 내분이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명계가 비주류에게 공천 불이익을 주고 차기 지도부까지 장악하기 위해 당헌 개정을 밀어붙였다는 게 비명계 인식이다.
비명계 수장격인 이낙연 전 대표의 최근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 대표의 민주당 상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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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9월 12일 광주 전남대학교에서 '노무현과 민주주의 그리고 광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
정 전 총리는 "여태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가장 민주주의가 실종된 정당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원욱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정세균(SK)계 대표적 인사다.
이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자신에게 정 전 총리가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소개하며 "당에 대한 정 전 총리의 걱정이 무지하게 크다"고 전했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의 정치 연대설이 제기된 가운데 정 전 총리가 친명 지도부를 비판한 구체적 발언이 전해진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신당 창당설이 도는 이 전 대표는 YTN 방송에 출연해 "양당의 폐해에 진저리 치는 국민이 늘어나는 건 정치에 대한 분명한 경종이자 경고이므로 국민께 '이런 대안은 어떤가요'라고 겸손하게 여쭤보는 게 정치 안정에도 좋다"고 밝혔다.
그는 "마냥 시간을 끌고 연기를 피울 수 없다"고 말해 조만간 창당과 관련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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