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욕설' 의혹…명확한 결론 없어 논란 커져

남경식 / 2018-09-25 16:05:07
욕설 기자 처벌 요구 청원에 8만5000여명 참여
KBS-카메라기자협회 "현장에 촬영기자 없었다"
기계 잡음, '지나갑네다' 북한말 등 추측 쏟아져

평양 남북정상회담 도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영상에 욕설 이 들린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욕설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카메라영상 기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이 나흘 만에 8만5000명을 넘어섰다.

해당 영상은 지난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 일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내를 받는 과정에서 촬영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수준은 조금 낮을 수 있어도 최대 성의를 다해서 한 숙소이고 일정이고 하니 우리 마음을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아주 최고의 환영과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 직후 "지X하고 있네"로 추정되는 음성이 잡힌 것이다.

카메라기자의 음성으로 추측…처벌 요구 국민청원까지

이 영상이 공개되자 남북 카메라기자들의 몸싸움 과정에서 욕설이 나온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카메라기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물론 남북정상회담 주관방송사였던 KBS 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글이 줄을 이었다.
 

▲욕설을 한 카메라 기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5일 오후 현재 8만5000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북정상 담소 장면을 찍으며 "지X하네"라고 말한 카메라 기자를 엄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제안자는 "양측 정상이 있는 자리에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무슨 짓이든 벌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반드시 저 사람을 색출하여 직위를 박탈하고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22일 올라온 이 청원에는 하루 만에 7만명 넘는 인원이 참여하기도 했다.

KBS·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현장에 가지도 않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22일 KBS는 "당시 촬영 장면은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없이 청와대 전속 촬영 담당자와 북측 인사만 동석한 상황에서 진행됐다"면서 "생방송을 위해 현장에 있었던 KBS 중계 스태프는 물론 풀 취재단에 소속된 촬영기자 역시 백화원 입구 현관까지만 화면을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도 23일 성명서를 통해 "당시 현장은 비공개라서 언론사 소속의 평양공동취재단 카메라기자는 백화원 입구 현관까지만 영상을 촬영하고 문제의 현장으로는 가지도 않았다"면서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정부 당국이 꼼꼼하게 조사를 벌여 진상 규명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욕설 논란과 관련하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이틀째 진상 파악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태경·배명진 "욕설이 아닌 기계 잡음"

한편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아무리 잘해도 민주주의 사회에선 대통령 욕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면서 "해프닝까지도 용인할 수 없다는 건 대통령이 아닌 왕을 모시겠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뉴시스 자료사진]


그러면서도 "공개적 발언이 아니라 우연히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음성"이라면서 해당 음성은 기계 잡음이며, 욕설 논란은 음모론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해당 음성이 욕설이 아닌 기계 잡음이라는 주장은 숭실대 배명진 교수가 제기한 것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배 교수는 "이것은 영상카메라의 마이크에 손을 댈 때 나오는 노이즈"라며 "기계 잡음과 리설주 여사의 목소리가 겹쳐지면서 생긴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5월 MBC PD수첩이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어, 배 교수의 발언은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밖에도 해당 음성이 "지X하네"라는 욕설이 아닌 "지나갑네다"라는 북한말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청와대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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