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소명감 갖고 정치 바로잡는데 역할하겠다"
이상민 "민주, 개딸당 변질…뜯어고치는 것 부질없어"
이낙연, '사쿠라 노선' 친명 비판에 "대꾸할 가치 없어"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언론 인터뷰나 강연 등을 통해 '제3지대' 신당 필요성을 설파하더니 이젠 영입 인사 접촉에 나선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창당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11일 무소속 이상민 의원과 만났다. 5선의 이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계 중진으로, 최근 민주당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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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11일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한 무소속 이상민 의원과 면담을 마치고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
이 전 대표 측 요청으로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40분가량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두 사람은 "소명감을 갖고 힘들지만 한국 정치를 바로잡는 데 역할을 하겠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치의 일그러진 상황에 대해 걱정과 우려 등을 말했다"며 "이 전 대표가 소명감을 갖고 힘들지만 한국 정치를 바로 잡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신당 필요성은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신당 창당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신당 창당과 정치적 연대 등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한국 정치의 여러 가지 일그러진 모습이나 퇴행하는 것들에 대해 그냥 있을 수 없다는 것 등을 나누자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가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금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이고 개딸당으로 변질했기 때문에 이제는 그 당에 미련을 갖고 뜯어고치려고 해도 힘들게 됐다"며 "원래의 민주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말을 제가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공감을 표하며 "앞으로 더 많은 자리를 가지면서 많이 대화하고 지혜를 모아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저도 한국 정치를 바로세우고 상식의 정치가 복원되는 점에서 어느 당이든 종파와 입장에 관계없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고 화답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데 있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그 실현을 위해 해왔던 본래의 민주당을 재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에 둔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읽힌다. 이 의원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에게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만남도 권유했다. 이 의원은 "단순한 제3지대에서의, 3당으로서의 역할이 아니고 민주당을 대체하는 정당이 필요하다"며 "교섭단체 구성이 아니라 100~120석이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 대표 신당설을 두고 '사쿠라 노선'이라고 비판한 김민석 의원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인성이 잘못된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5선, 당 대표, 총리까지 한 분인데 왜 이런 생각을 하고 고민하는지 본질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하는데, 헐뜯고 상처 주는 데 익숙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움직임을 가시화하자 친명계는 "분열행위"라고 비판하며 견제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집중하지 않고 당내 문제에 (비난을) 돌린다거나 정확하게 이 시대의 과제가 뭔지 알지 못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쿠라' 노선"이라며 "굉장히 나쁜 구태정치"라고 이 전 대표를 원색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대선) 경선을 해서 진 분 아닌가"라며 "이건 사실상 경선 불복이자 자기혼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벚꽃의 일본어인 사쿠라는 정부·여당과 야합하거나 변절한 정치인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비속어다.
친명계 장경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만나는 건 '낙석연대'라 본다"며 "이걸 다르게 말하면 '낙석주의'가 된다. 조심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낙석주의'"라고 비꼬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삼육보건대에서 특강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 불복이라는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낙석연대' 비판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무시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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