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영변 분강리 핵시설에 3중 방어체계

김당 / 2019-03-05 16:36:45
국정원 대외비 자료…미 공습 대비 방어선 구축 후 핵실험
영변+알파는 분강리 소재 지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
3중 방어체계…82여단 5대대, 총참모부 64연대, 보안성 64대대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결정적 계기가 된 '영변 +알파' 핵시설 지역이 인근의 분강리인데다, 여기에는 고농축 우라늄 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한 3중 방어체계까지 구축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UPI뉴스가 단독 입수한 국가정보원의 대외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유사시 평북 영변군 분강리 지역에 지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3중방어 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북한의 영변 핵시설 방어체제 현황 지도(왼쪽). 1·2·3차 방어선이 표시되어 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방어체제 현황(오른쪽, 항공사진). [국가정보원 대외비 자료]

또한 1·2·3차 방어체계를 맡고 있는 부대와 임무는 각각 △82여단 5대대(1차 외곽방어) △총참모부 직속 64연대(2차 핵시설 외곽방어) △인민보안성 직속 64대대(3차 핵시설물 경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지난 1994년 이른바 1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공습계획이 실시된 것을 계기로 이같은 체계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같은 방어체계를 만들어 미국의 정밀타격이나 공습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은 채 지하 핵실험은 강행해온 것이다.

중앙일보, '미국서 찾아내 북한이 놀란 곳은 분강' 보도


이와 관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대상으로 지목했던 영변 핵시설 외의 '그 이상'은 인근 분강 지구의 지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중앙일보〉는 5일자에서 회담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서 찾아내 북한이 놀란 곳은 분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영변 핵시설) 이상을 해야만 했다”며 “여러분이 말하거나 쓰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 측)이 우리가 이걸 알고 있어 놀라는 것 같았다"고도 밝혔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회담이 결렬된 후인 1일 심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영변 이외에 한 가지를 더 (비핵화)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한 가지' 역시 분강 지구라는 게 중앙일보가 인용한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 '38노스'가 공개한 2월 25일 디지털글로브 위성사진 [38노스]

영변 분강 지구는 영변 핵시설에 인접해 있다. 미국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공개한 2월 25일 디지털글로브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핵연구단지 중앙연구소 옆에 'Pungang-ni Rail Yard'(분강리 조차장)라고 표기한 부분이 나온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과 분강 지구는 인접해 있지만 실제로는 분리돼 있는 만큼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영변 지구 폐기'로 한정했던 자신들의 전략이 흔들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의부터 달랐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미국의 영변+알파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차 외곽방어 - 2차 핵시설 외곽방어 - 3차 핵시설물 경계

국정원이 취득한 인간정보와 항사(航寫)정보를 종합 판단해 작성한 대외비 자료에 따르면, 1차적으로 핵기지 인근 구산리에 주둔하는 경보교도지도국 소속 82경보여단 5대대(800여명)가 건물 주변 반경 2㎞ 외곽지역을 방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 행정구역상으로 영변군 분강리 일대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2차적으로는 인민무력부 직속 64연대 소속 1개 대대가 핵시설 울타리 주변에 주둔하면서 건물 외곽방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3차방어선은 핵시설 내에 상주하는 '인민보안성 직속 64대대'가 시설 보호와 연구원 등 내부종사자 감시 등 임무를 수행하며 구축하고 있는데, 이들은 인민보안성 계급장을 착용하고는 있으나 정확한 소속은 '불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 북한의 영변 핵시설 외곽방어부대 배치현황(항공사진). [국가정보원 대외비 자료]

 

1·2·3중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부대들의 각각의 소속이 다른 점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56고사총 여단은 평북 박천-영변군 일대의 대공방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북한은 미국 특수부대의 침투공격 및 공습에 대비해 지상과 공중에 걸쳐 사실상 4중 방어망을 구축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핵시설 방어체제 현황지도 및 항공사진, 핵시설 외곽방어 부대 배치현황 참조).

1차 방어 부대는 이미 69년에 창설 

 

이 가운데 1차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82경보여단 5대대는 지난 69년경 북한이 구소련 핵연구기관인 두브나연구소의 기술지원을 받아 평북 영변군 분강리 일대에 핵시설을 건설할 당시 이미 유사시 핵시설을 방어할 목적으로 창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핵개발 구상이 50년 전부터 가동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이 부대는 인민무력부의 직접 지휘를 받는데 대원들도차 자신들이 핵시설 방어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알지 못할 정도로 임무에 대한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대원들은 93년 4월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후 영변 일대에 전시사태가 선포되어 분강리 지역에 출동하면서 부대의 임무를 처음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94년 1차 핵위기 당시 북한 영변 핵시설을 파괴하려고 공습계획을 세웠으나 클린턴 대통령이 공습시 한반도 지역에서의 인명 피해상황을 보고받고서 막판에 취소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고위 공직자들의 회고록과 증언을 통해 여러번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미군 당국은 1998년 북한 대포동 미사일 발사와 99년 금창리 지하 핵시설 의혹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 영변 핵시설을 공습 등으로 파괴했을 경우의 예상 피해범위를 전문기관들에 비밀리에 의뢰해 시뮬레이션(모의실험)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KPI뉴스 / 김당 기자 dang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당

김당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