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ml 캔은 75원, 500ml 페트는 150원 부담해야
"대체감미료는 부담금 제외돼 정책 효과 반감할 것"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한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인공감미료 제품으로 소비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정책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월 말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에 "설탕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하자"며 글을 올려 논의가 본격화했다.
"당 함량 따라 3단계 차등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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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탄산음료. [뉴시스] |
최근 당 함량에 따라 설탕부담금을 차등 부과하자는 구체적인 안이 발표됐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관리연구소 교수는 지난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에서 설탕부담금을 당 함량에 따라 3단계로 차등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100㎖당 당류 5g 이상 8g 미만 제품에는 리터 당 225원, 8g 이상에는 ℓ당 300원 부과. 5g 미만 제품은 과세에서 제외하자는 식이다.
이에 따르면 코카콜라, 칠성사이다, 레드불 등 가당음료인 탄산음료나 에너지음료는 ℓ당 300원 붙게 되고. 250㎖ 캔 기준 27g의 당류가 들어있어 한 캔에 설탕 부담금 75원. 500㎖ 페트는 150원이 붙는다.
현재 코카콜라와 코카콜라 제로 500ml의 편의점 가격은 2400원으로 동일. 가당음료에 설탕부담금 도입되면 제로음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 2월 이를 지적한 보고서 펴냈다. 현재 발의된 설탕부담금 도입시 인공감미료에 대한 과세는 하지 않아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내용이다.
설탕부담금 도입 시 고당류 음료 소비가 감소하더라도, 다른 고열량 식품이나 유사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격 인상을 통한 설탕 소비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대체감미료에 대한 부담금은 없기 때문에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우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설탕부담금 부과 시 다른 당류 식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응답은 68.8%로 나타났다. 부담금 도입에 대해서도 찬성(38.3%) 측과 반대(40.0%) 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음료업계 "부담금 도입시 가격인상 불가피"
설탕부담금에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은 음료업계다. 탄산음료, 에너지음료, 주스, 커피 등 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료엔 설탕이 가미되기 때문이다. 대체감미료를 활용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설탕을 꼭 써야만 하는 제품도 있어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당음료 100L당 설탕 함량을 기준으로 부담금이 △1kg 이하 1000원 △1kg 초과 3kg 이하 2000원 △3kg 초과 5kg 이하 3500원 등이 단계별로 적용된다.
함량이 20kg 초과시 최대 2만8000원까지 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설탕부담금이 부과되는 만큼 가당음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기존 제품과 제로 제품의 판매 비율은 6대 4정도인데, 가당음료에 부담금이 도입돼 그만큼 가격이 더 비싸지면 제로 음료 판매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정부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전까진 어떠한 대안도 세울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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