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국책硏 "中, 딥시크로 자신감…트럼프와 타협 없을 것"

박철응 기자 / 2025-04-14 17:00:44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최진백 교수 분석
"중국 발전 방식에 확신, 브릭스 등 자체 권역 구축"
시진핑 "관세전쟁 승자 없고 보호주의 출구 없다"

중국이 AI 모델 딥시크로 자신감을 갖게 돼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한국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결국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더욱 심화되고 중국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와 다른 새로운 글로벌 경제권역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관가에 따르면 최진백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연구교수는 최근 관련 내부 세미나 논의를 토대로 '2025 중국 양회 결과와 미중 관계 전망' 보고서를 작성했다. 

 

▲ 지난 3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서 취재진이 참관하고 있다. [뉴시스]

 

최 교수는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관세와 무역 갈등으로 중국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연 딥시크의 등장과 함께 자신감으로 대체됐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특단의 노력이나 구조 개혁의 필요성이 크게 절실치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양회는 매년 3월 중국에서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아울러 지칭한다. 국가 운영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다. 

 

중국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압박까지 더해져 경제 활성화 정책들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런데 일종의 돌발 변수로 지난 1월 딥시크가 발표된 것이다. 

 

최 교수는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됐다"면서 "자신들의 발전 방식이 지속될 수 있을 지 불확실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새롭게 희망의 담론들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의 '딥시크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평가들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고 AI 간 성능 차이는 1.7%였다. 지난해 1월만 해도 9.3%였는데 1년 여만에 대폭 줄었다. 구글과 딥시크의 비교 결과였다. 

 

중국은 최근 경제 여건이 양호하지 않더라도 미래에 자신감을 갖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전략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가졌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월 민영 기업들과 가진 좌담회에서 "먼저 부유해진 뒤 공동의 부유를 촉진하자"며 과거 덩샤오핑 전 주석의 '선부'(先富, 먼저 부유해지자) 메시지를 소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장기적으로 동풍이 서풍에 우세할 것"이라며 마오쩌둥 전 주석의 표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시진핑은 자신의 발전 방식에 대한 확신을 확인하게 되면서 트럼프와 타협을 위해 양보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보다는 새로운 질서 모색이 눈에 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가가 자국 우선을 강조하고 힘의 지위에 빠져 있다면 이 세계는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다자주의 수호자'로서 자국 위상을 내세운 바 있다. 

 

최 교수는 "중국은 전후 미국 중심으로 구성된 자유주의 세계질서를 대신하는 새로운 질서의 양식으로서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GCI)를 제시해 왔다"면서 "미중 경제의 구조적 디커플링이 심화되어 갈 것이다. 이에 중국은 브릭스와 글로벌 사우스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경제권역을 만들어 가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릭스는 중국과 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을, 글로벌 사우스는 북반구 저위도와 남반구의 120여 개 개발도상국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재흥 선임연구위원도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유주의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를 약 100년 만의 대격변(百年大變局)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서구) 중심이 아닌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보다 긴밀한 정치 경제 안보 협력을 통해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을 더욱 가속화시켜 나간다는 전략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최근 동남아 3국 순방을 앞두고 베트남 매체 기고문을 통해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면서 "다자 간 무역 체제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며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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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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