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헌법재판관…'을사8적·반역자·좌파활동가' 막말 난무

장한별 기자 / 2025-03-31 16:30:50
민주, 尹파면 헌재 압박 최고조…"제2이완용·죄인될 건가"
與 "마은혁, 법복입은 좌파활동가…스스로 거취 정해야"
재판관 임기연장 등 2건 법사위 소위 통과…與 강력 반발
헌재 사무처장 "尹사건 신중 검토…임기연장 입장 없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헌법재판소가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헌재를 향한 여야 압박이 도를 넘는 양상이다. 특히 헌법재판관과 후보자에게 막말성 공격이 잇따르고 있어 사법부 불신과 선고 불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윤 대통령 파면을 당장 선고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재판관들이 사건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31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이날 헌법재판관 8인을 직접 겨냥해 파면이 아닌 결정을 하면 '을사 8적'이나 '죄인', '반역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서울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는 헌법과 국민 앞에 더 이상 죄를 지어선 안 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복귀시킨다면 헌법재판관 8인은 '을사8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최고위원은 또 "헌법수호자 책무를 다할 것인가, 대한민국을 파국에 이르게 한 헌법과 국민의 반역자로 남을 것인가. 이번 주가 헌재에 남은 마지막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헌재가 윤석열 파면 주문을 당장 선고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박지원 의원은 동아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내란 수괴 윤석열에 대해 만약 기각, 각하 이런 판결문 의견서를 썼다고 하면 그분(재판관)은 제2의 이완용"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임명을 강하게 추진하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깎아내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마 후보자에게 필요한 것은 임명이 아니라 사퇴"라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마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민주당의 정략적 탐욕이 내란음모와 내란선동의 불씨가 되고 있다"면서다.


그는 "무엇보다 마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인민노련과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마 후보자는 판사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지향이 법과 원칙보다 우선했다"며 "법복을 입은 좌파 활동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후임이 임명되지 않은 헌법재판관 임기를 연장하는 내용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임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헌재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두 법안은 이날 오후 야당 주도로 제1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야당은 다음 달 1일 전체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준태 의원은 "헌법에 나와 있는 재판관 임기를 (법률로)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것은 법치 훼손을 넘어 국가 기반을 흔드는 발상"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김정원 사무처장에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는 이유를 추궁했다. 이성윤 의원은 "윤석열 스스로 12·3 내란 당시 선관위에 군대를 보냈다고 자백했다"며 "모두가 다 아는 결론을 내리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처장은 "수 차례 평의가 열리고 있고 심도 있게 논의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과 파급 효과가 큰 사건인 만큼 신중에 또 신중을 거듭해 심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판관) 평의는 수시로 열리고 있고 필요할 때 항상 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히 몇 차례나 열렸는지, 현재 평의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할 수 있겠느냐는 질의에는 "모든 재판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하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원론적 답변으로 대신했다.

김 처장은 야당이 추진 중인 '재판관 임기 연장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행위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런 취지에 따라 헌법적인 절차대로 작동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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