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물밑 접촉서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던 듯
北, 정상회담 수락은 제제 압박에 위기감 작용
북한이 뜬금없이 먼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해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9일 오전 판문점 채널 통지문을 통해 13일 월요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어 "남북정상회담 준비 관련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특히 북한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장관급 회담을 먼저 제안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올 가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전례없이 북한이 먼저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의제로 내세워 먼저 나선 것은 북미가 그동안 비핵화와 종전선언 문제 등에 대한 물밑 접촉을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에 현안에 진전이 없는데도 북한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에 호응했다는 것은 북한이 답보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에서 모종의 '양보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유한 동국대 교수는 "미국과 유엔이 '북한 비핵화'의 화두를 던져놓고도 제재 압박을 계속하자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북한이 모종의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닐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게다가 섣불리 북미 대화에 직접 나서서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할 경우 북미 모두 내부적으로 불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징검다리'로 해서 뉴욕 유엔총회 기간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 핵 미사일 동결, 핵 신고,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해제 등의 문제들을 일괄타결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 북미 사이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6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인도적 대북지원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북한 역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등에서 전보다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밝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다음 주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볼턴 보좌관은 지난 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또 만나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에 개최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지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경우,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종전선언 문제 등에서도 판문점 선언보다 더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 남북간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등도 모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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