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임단협 'D-데이'…통과해도 '산 넘어 산'

김이현 / 2019-05-21 16:31:06
2018 임단협 잠정합의안 놓고 조합원 투표 시작
과반 찬성 시 11개월 노사 갈등 마침표
경영 정상화 과제 산적…"노동생산성 향상 절실"
▲ 르노삼성 노조는 21일 조합원을 상대로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모습 [르노삼성차 제공]


11개월 진통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최종 투표에 들어갔다. 장기간 노사 갈등을 봉합하고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차는 2018년 임금및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21일 오전 11시부터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노사 잠정합의안은 이날 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타결된다. 개표는 이날 오후 7시 실시되며 결과는 빠르면 오후 8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5일 열린 29차 본교섭에서 밤샘 협상을 벌여 16일 새벽께 임단협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약 1년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극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합의안은 노사가 모두 한발씩 양보한 결과물이다. 노사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보상금 100만 원 지급, 중식대 보조금 3만5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또 이익배분제 426만 원과 성과격려금 300만 원, 임단협 타결에 따른 물량 확보 격려금 100만 원, 특별 격려금 100만 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 50만 원 등 모두 976만 원의 성과급과 생산격려금 50% 지급에 합의했다.

교섭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생산라인의 전환 배치 개선 방안도 담겼다. 전환 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하기로 했다. 직업훈련생 60명을 충원하고 근무강도 개선위원회를 활성화하면서 근무강도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주간조 중식시간을 기존 45분에서 1시간으로 연장하며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 투자에 10억 원을 투입한다.


▲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르노삼성차 제공]


이날 찬반투표가 부결되면 르노삼성차는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하다. 르노자동차 본사가 제시한 데드라인 연기가 사실상 불가한 상황에서 신차 물량 배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11개월의 파업 기간 동안 손실액은 3000억 원에 육박한다. 관련 협력업체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잠정합의안은 무난하게 가결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장기간 갈등으로 인해 다수의 조합원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결되더라도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갈등을 봉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는 르노삼성 노사가 6월 말에서 7월 초에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신차배정과 생산물량 확보도 불투명하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하던 닛산 로그 계약이 올해 9월 종료된다. 부산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이번 합의안은 가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측의 승리도 아니고 노사 간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도 아니다"라면서 "단지 파국으로 치닫는 위기를 모면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생산성을 향상을 가져온다면 의미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 협상은 언발에 오줌누기"라면서 "노조 측은 사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나 생산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손실이 큰 만큼 합의안은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경영 정상화가 된다고 해도 르노삼성이 과거 생산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과된다 하더라도 암덩어리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봉합한 것"이라면서 "르노그룹에서 물량을 얼마나 제대로 주는지가 관건인데 결코 쉬운 게 아니다"고 우려했다.


이어 "르노삼성이 명성을 되찾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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