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수당 규정 만들어 매달 90만원씩 받은 공사 임원

김광호 / 2018-08-08 15:28:54
감사원, '공공부문 불공정관행 기동점검' 결과 공개
SH 직원은 하도급업체에 직원들 집 공사시키기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소속 공무원이 임대주택 보수공사를 맡긴 건설업체에 직원들의 자택 공사를 무상으로 하게 한 뒤 허위로 공사 실적을 만들어 비용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 서울 종로구 감사원 모습.[뉴시스] 

 

감사원은 8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부문 불공정관행 기동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SH를 포함한 27개 기관을 상대로 한 이번 감사의 초점은 예산·감독 권한을 이용한 공직자와 공공기관의 불공정 행태에 맞춰졌다.

SH 산하의 한 주거복지센터에서 일하는 공사감독 담당 공무원 A씨는 2014년 임대주택 보수공사 하도급 업체에 전현직 직원 3명의 자택 공사를 하게 했다. 총 3차례에 걸친 보일러, 외벽 등 공사 대금은 971만원 상당이었다.

A씨는 이 공사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관할 내의 다가구 주택 보수공사를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2,000여만원의 공사비를 청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청구서는 형식적인 검토를 거쳤고, 업체는 허위 공사비를 수령할 수 있었다.

감사 과정에서 A씨는 이밖에도 2015년 다른 하도급 업체 대표로부터 회식비 등 명목의 현금, 등산화·노트북 등 78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임직원 행동강령 등을 위반한 A씨에 대한 파면을 SH에 요구하는 한편, 지난 5월 A씨와 금품제공 업체 대표를 업무상 배임·수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기관 몰래 연구용역을 수주하고 대가를 수령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B씨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재직하던 2015년 6월 동료 선임연구위원 C씨와 함께 개인적으로 9,450만원 상당의 연구 용역 2건을 수주, 연구원 인력과 기자재를 사용해 이를 수행한 뒤 각각 2,369만원과 2,676만원을 인건비 명목으로 수령했다.

이후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으로 취임한 B씨는 평가원 예산으로 C씨에게 8,800만원 상당의 용역을 발주했다. C씨는 소속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함께 일하는 계약직 연구원을 참여시켜 용역 2건을 수행하고 2,589만원을 받았다.

감사 결과, C씨는 총 4건의 외부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한편 B씨에게 현금과 식사 등 16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감사원은 사적으로 연구계약을 체결하고 접대를 제공한 C씨에게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속기관에 정직을 요구하고, B씨의 비위 행위를 상급 기관인 부산광역시에 통보했다.

한편, 급여 항목을 스스로 만들어 기관 예산을 빼돌린 사례도 밝혀졌다.

경기평택항만공사 본부장 D씨는 2016년 4월 연봉이 적다는 이유로 '직책수행비' 지급 규정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D씨는 사장이 없는 틈을 타 내규를 개정해 이사회 의결을 받지 않은 채, 비용 집행을 비공개로 했다.

D씨의 이러한 탈법적인 직책수행비 신설로 본부장에게 월 90만원, 팀장에게 월 30만원을 지급한 결과, 공사는 지난해 12월까지 4,602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미 퇴직한 D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요청하고, 간부급 직책수행비 지급 근거를 폐지하는 한편 부당지급된 4,602만원을 회수하라고 평택항만공사 사장에게 통보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호

김광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