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한 공시가…'산정 근거' 놓고 혼란 가중

김이현 / 2019-06-25 16:53:26
경실련 "서울 아파트 공시지가 반영률 절반 수준"
국토부, '산정 기준의 차이' 해명…경실련 재반박
"서로 바라보는 기준 달라…근거 공개해도 논란 지속"
▲ 경실련이 아파트단지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의 불평등을 주장하자 국토부는 '산정 근거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병혁 기자] 


아파트단지의 공시지가·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부 간 서로 다른 주장이 대립하면서 산정 근거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지는 형국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게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아파트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33.7%로 정부가 발표한 64.8%의 절반 수준이다. 조사 대상으로 삼은 아파트는 25곳으로 서울 자치구별로 표준지(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토지) 아파트 한 곳씩을 무작위로 뽑았다.

이들 아파트의 토지시세는 KB 부동산 시세에서 추정 건물가격(준공연도에 따라 3.3㎡ 당 300만∼500만 원 차등)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추산했다.


▲ 경실련 제공


경실련은 "25개 아파트의 평균 토지 3.3㎡(약 1평)당 시세는 6626만 원으로 조사됐다"면서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이들 25개 아파트의 3.3㎡당 평균 공시지가를 산정하면 2235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시세반영률인 37.2%보다도 3.5%p 낮은 수치다.

경실련은 "조사대상 모두 표준지로 공시가격, 공시지가 모두 국토부가 결정했음에도 2배씩 차이가 난다"면서 "이러한 현상이 2005년 공시가격 도입 이후 15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땅값과 건물 가격을 합친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도 오히려 떨어졌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25개 아파트 시세는 3.3㎡당 2390만 원에서 2892만 원으로 21% 올랐지만, 공시가격은 3.3㎡당 1646만 원에서 1887만 원으로 15% 올랐다.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지난해 68.9%에서 올해 65.3%로 되레 3.6% 하락했다는 것이다.


▲ 경실련 제공


그러면서 "전국의 공시지가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오히려 후퇴했다"면서 "정부는 공시가격, 공시지가 산정근거와 시세반영률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국토부는 24일 해명자료를 내고 "기준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실련 분석의 전제 및 방식이 정부의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다르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경실련은 KB 시세를 아파트 시세로 인용하고 있으나 KB 시세는 중개업소 호가 등 사정이 반영된 가격으로 적정성 여부가 불명확해 공시가격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파트 땅값은 경실련 방식처럼 아파트 가격에서 건축비로 계산한 건물값을 단순히 공제하는 방식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아파트 부지의 공시가격은 나지상태를 상정하여 인근지역에 있는 유사 토지의 거래사례, 감정평가선례, 시세정보 등 종합적 자료를 분석하여 평가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실련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산정 방식이 다르다는 원론적 답변이 아니라 정부가 사용한 시세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재반박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적정성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KB통계는 1986년부터 주택관련 통계를 산출·발표해 왔으며 2012년까지 국가 승인 통계로 지정되어 사용돼 왔다"면서 "정부의 산정근거나 세부내역을 공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파트 땅값은 나지상태로 평가한 금액이라 아파트값에서 건물값을 단순히 공제한 금액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건물은 곧 철거될 예정으로 나지상태에 가까움에도 개발가치가 반영돼 공시지가는 물론이고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더 높게 거래된다"면서 "정부 주장대로 공시지가가 적정가격이라면 모든 아파트 분양가는 공시지가와 건축비의 합으로 결정되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여전히 왜곡된 변명으로 일관하며 불공정 공시가격의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공시가격 개선과 관련해 김현미 국토부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결국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지고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을 산출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명확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은 "부동산 시세와 시가를 놓고 국토부와 경실련이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괴리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부동산에 대해 정해진 가격은 있을 수 없다"면서 "공시지가는 시세를 중심으로 과세를 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세금부담을 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실련이 주장하는 것에도 오류가 있고 국토부가 말하는 것도 100% 정확한 건 아니다"라면서 "실제로 정확한 산출 근거가 나오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정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는 산출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공개하더라도 논란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논란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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