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침체 지속, 호황이었던 미국도 차가워져
해외 IB "한국 수출 증가세 피크아웃" 전망
전문가 "정부와 기업, 시나리오별 대응 마련해야"
내수 침체 속에서 수출 증가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IT 업종만 선전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앞으로는 꺾일 것이란 잿빛 전망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나온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0억6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줄었다. 1~8월 누적으로는 1.3% 늘었지만 최근 몇달새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친환경차는 누적으로도 3.2%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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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선적용 화물들이 적재돼 있는 모습. [픽사베이] |
1~8월 내수 판매량은 105만9138대로 8.7%나 급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전체적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한 579억 달러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반도체(38.8%), 무선통신(50.4%), 컴퓨터(183.2%), 선박(80%), 바이오헬스(39%) 등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일반기계, 철강, 이차전지, 섬유, 가전 등 업종은 부진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 선박을 제외할 경우 지난달 수출은 오히려 0.6%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업종별로 경기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는 자동차 수출이 향후 최대 불안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자동차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수입액으로 따지면 감소율이 9.3%에 달한다.
올해 1~8월 한국의 수출 실적 기준 국가별 비중은 중국이 19.1%로 여전히 미국(18.8%)에 앞선 1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불황 탈출 여부에 따라 향후 수출 경기의 회복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거시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나 내수 부문을 견인하는 주택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나홀로 호황'을 보이며 한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미국 시장도 차가워지고 있다. 최근 LG경영연구원은 "내년에는 (미국의) 경제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부터 쌓였던 초과 저축이 모두 소진되었고 증시의 고평가로 인해 빠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근거다.
또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LG경영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를 근거로 관세 인상과 환율 조정 등 통상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뿐 아니라 멕시코, 베트남, 대만, 그리고 한국이 타깃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수출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해외 일부 투자은행(IB)에서 한국 수출 증가율에 대한 '피크 아웃(Peak Out-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기저 효과의 소멸을 들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2022년 말 이후 제조업 부진에 따른 결과여서 올해 말로 갈수록 기저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경기 냉각 징후가 나타난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한국의 수출 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온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5월 51.0에서 매월 낮아져 지난달 49.5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 국가에서 올해 상반기에 중동 사태,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수입을 확대했던 움직임도 경기 둔화 우려로 점차 줄어들 소지가 있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세 약화,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석유제품 등의 수출 증가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도체의 경우 중국 기업들의 생산과 공급 확대가 주된 변수로 지목되기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등 ICT 제품의 수출 호조에 가려진 나머지 업종의 미약한 수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업종별 수출 장애 요인을 파악하고 현실적인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해 민관의 소통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 전환기를 맞아 미·중 갈등이 보다 격화될 가능성에 대응해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공급망 불안정성 확대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해 정부 차원은 물론 업종 및 기업 단위에서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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