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에 수조원대 공급 계약
트럼프 당선시, 친환경차 지원 축소 우려
내년부터 전기차 수요가 다시 증가해 부진에 빠진 배터리 기업들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큰 변수가 있다. 내달 치러질 미국 대선이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치명타가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이 8일 시장분석 업체 EV세일즈를 토대로 분석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예측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전망은 밝은 편이다. 판매량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해 56.3%에서 올해 14.9%로 급감하겠으나 내년에는 25.3%까지 높아진다. 이어 2026년 31.5%, 2027년 30.3%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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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EVS37 행사에 마련된 LG 계열사 공동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
미국에서의 전기차 판매 비중도 지난해 8.9%에서 올해 9.9%로 소폭 상승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12.2%, 2026년 15.6%, 2017년 19.9%, 2028년 24.5%로 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는 다시 기후변화 시대의 대세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는 셈이다.
특히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지난해 23.1%에서 올해 0.5%가량 감소하나 내년에는 16.3%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지난해 36.6%에서 올해 30.2%로 캐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내년부터 증가율은 꺾여도 판매 비중은 꾸준히 높아져 올해 34%에서 2027년이면 5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내년부터 재성장세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선반영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배터리 소재주들의 주가가 전세계적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때마침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2028년부터 10년간 50.5GWh(기가외트시) 규모로 공급한다. 계약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공급 규모를 감안하면 수조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테슬라 외에 유럽 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수주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사는 전날 비전 선포를 통해 지난해 33조7455억 원이었던 매출액을 2028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8.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177억 원의 영업손실이다. 그나마 같은 기준으로 25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냈던 2분기에 비해서는 나아졌다.
삼성SDI도 3분기에 70% 이상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히 출범 이래 11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온 SK온은 이번에도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은 찾기 어렵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에 4600억 원의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최근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이기 전까지 '겨울'을 잘 견뎌야 하는 셈이다. 캐즘 극복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미국 대선이 꼽힌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집권하면 기후변화 대응 강화 등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유지되겠지만 트럼프 후보가 이기면 친환경차 지원책을 줄이고 IRA 배터리 분야도 축소 개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전날 미국 대선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IRA 폐지 또는 지원 규모 축소로 한국 배터리 산업의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미시간, 오하이오 등의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IRA 폐지 또는 신규 행정명령에 대한 양국 간 협상이 진행될 경우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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