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가 일자리 늘린다고?

오다인 / 2019-04-19 08:51:53
정부 “스마트팩토리 3만 개로 일자리 6만 6000개 창출”
현장 근로자들 “스마트팩토리는 인건비 줄이기 위한 것”

스마트팩토리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놓고 정부와 현장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팩토리가 일자리를 늘린다고 주장하지만, 현장 근로자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투자인데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의 전 과정에 ICT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함으로써 전체 공정을 유기적으로 최적화한다. 제조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제조업의 미래’, ‘미래형 공장’이라는 별명이 따른다.

이런 잠재력에 주목해 중소벤처기업부는 2014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까지 들인 예산은 총 2581억 원, 보급된 스마트팩토리는 7903개에 이른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드는 비용은 정부와 기업이 5대 5로 분담하기 때문에 이 기간 기업도 2581억 원을 투입했다. 총 5162억 원이 들어간 셈이다.


▲ 지난해 12월 20일 경기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 전시된 5G 다기능 협업 로봇. 스마트팩토리에 쓰이는 이 로봇은 내부 공간에 스스로 제품을 적재하고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SK텔레콤 제공]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13일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스마트팩토리 3만 개를 구축해 매출 18조 원과 일자리 6만 6000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 주재 혁신성장회의에서 정부의 8대 혁신성장 사업으로 스마트팩토리 보급·확산이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중기부는 올해 스마트팩토리 관련 예산으로 지난 5년치의 합보다 많은 3428억 원을 책정했다.

이에 관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중기부가 스마트팩토리 3만 개를 지어 일자리 6만 6000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태조사 결과 절반가량의 스마트팩토리가 고용 증가가 없거나 오히려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중기부가 지난해 2월 실시한 스마트팩토리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응답에 참여한 1301개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628개 기업(48.3%)이 고용을 그대로 유지했거나 오히려 줄였다”면서 “스마트팩토리 도입 이후 고용을 91명이나 줄인 기업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을 옥죄고 고용을 죽이면서 그럴싸한 정책으로 이를 감출 수 없다”면서 “스마트팩토리 보급이 현 시점에서 바람직한 예산 활용인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기업에서 평균 2.2명씩 고용이 증가했다”면서 “같은 통계인데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용을 그대로 유지한 기업은 고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하지만, 윤 의원 측에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봤다는 설명이다.


중기부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고용을 4명 이상 늘린 기업은 395곳(30.4%)이었다. 고용이 1~3명 증가한 기업은 278곳(21.4%), 고용을 유지한 기업은 228곳(17.5%)이었다. 반면 고용이 감소한 기업은 400곳(30.7%)으로 증가한 기업보다 소폭 많았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는 단순히 자동화한 공장으로만 볼 수 없다”면서 “단순 노무직 근로자의 일자리는 줄겠지만, 다른 일자리들이 증가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나면 데이터 분석과 가공을 포함한 운영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스마트팩토리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경쟁력과 매출이 높아지면 인력 수요가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현장 근로자들은 스마트팩토리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에 대해 냉담한 분위기다.

대구의 한 금형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A 씨(29·남)는 “기존의 제조 공장들이 스마트팩토리를 하려는 목적은 기술혁신도 있지만, 인건비를 줄이려는 측면이 가장 크다”면서 “결국 사람을 줄이려고 하는 것인데 일자리 창출 효과는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인건비 절감을 위해 삼성 같은 대기업도 동남아에 공장을 짓고 있지 않느냐”면서 “스마트팩토리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건 이를 도입한 회사 내에 일자리가 생긴다는 게 아니라 로봇 라인이나 컨베이어 벨트를 제조하는 하청업체들이 바빠지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비전센서(부품 검사용 자동화 기기) 하나의 도입으로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다”면서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인해 없어지는 직군과 안 없어지는 직군이 있는데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었던 단순 노무직 일자리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공장 근로자 B 씨(40·남)도 “요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면서 “이분들이 스마트팩토리의 MES(생산관리시스템)를 다루는 것도 어려운 데다 이를 위해 추가 인력을 고용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2017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운영인력 교육과정을 추진해오고 있지만,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보급·확산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될 인력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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