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공감…협치 가능성 vs 시간끌기 꼼수
대통령실 "금투세 폐지 논의해달라"…野 "시행해야"
野 추진 '2특검·4국정조사'도 걸림돌…與 "절대 불가"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두달이 지났는데 파행으로 일관하고 있다. 쟁점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거야의 입법 독주와 여권의 거부권 행사가 정면충돌하는 탓이다.
'강 대 강' 대치가 끝없이 악순환되면서 '도돌이표 국회'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민생법안 처리가 사실상 전무해 22대 국회 생산성은 제로인 셈이다.
'무능 국회' '최악 국회'라는 부정적 여론이 번지자 여야가 등떠밀려 얼굴을 마주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7일 국회에서 첫 회담을 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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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오른쪽)이 7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로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여야는 이날 회담에서 이견이 크지 않은 주요 민생법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에서 당론 발의한 50여개 법안을 살펴보니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법안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피해자 보호법, '구하라법', 산업 직접 활성화 및 공장 설립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을 같이 논의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중점 추진하겠다고 당론 채택한 법안을 보니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도 꽤 있다"며 "이런 법안은 여야가 속도 내서 빨리 입법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여야는 민생법안 처리 등 민생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기구를 구성하는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정부와 국회 간 상시적 정책협의기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여야정 민생 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을 위해 일을 하는 민생을 위해 여야가 함께 일하는 국회로 복원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정책 협의체를 여야가 동시에 제안한 건 사전에 물밑 협의가 이뤄진 결과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여야정 협의체'라는 것이 따가운 여론을 피하기 위한 '시간끌기', '책임 떠넘기기'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진 규모와 논의 의제 협상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면 민생법안 처리라는 합의 도출이 정작 표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전선들이 적잖아 '협치'를 통한 민생법안 처리가 현실화할 수 있을 지 의문시된다. 당장 증시 폭락 사태로 핫이슈가 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문제는 해법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소득의 20%(3억 원 이상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지만 정부·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민주당은 시행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에서 "정부가 제안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에 대해 국회에서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민 대다수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다.
대통령실은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강행될 경우 대부분이 중산층인 1400만 일반 국민 투자자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금투세 폐지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과 관련 "민주당이 토론을 안 하겠다고 도망갔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민주당은 '부자 감세' 논란과 조세 형평성 문제를 두고 금투세 폐지에 대한 내부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당장 이재명 전 대표는 전날 TV 토론회에서 금투세 시행을 고집해선 안 된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진 의장은 시행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진 의장은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초거대 주식부자의 금투세를 폐지하면 내수 경제가 살아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책위의장 회담에서도 금투세 폐지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2특검·4국정조사'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2특검'은 '채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고, '4국조'는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동해 유전개발 의혹' 등이 대상이다. 여권은 "대통령 탄핵 정국 조성을 위한 거짓 선동"이라며 절대 불가 방침이다.
하지만 여야가 정쟁 국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해 '민생'은 별도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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