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원 투표에 대한 비판 여론 작용한 듯
고민정 "책임 전가" vs 장경태 "함께 논의"
한국갤럽…38% 병립형, 34% 연동형 선호
흘러흘러 다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앞으로 돌아왔다. 4·10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결정하는 중대사 얘기다.
현행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당내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이 대표는 결정을 미뤄왔다.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전당원 투표'가 실시되는가 싶더니 이 대표에게 결정 권한이 떨어졌다. '꼼수'라는 당안팎의 비판 여론이 거센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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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은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거제와 관련한 당론 결정 권한을 이 대표에 위임하기로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선거제와 관련해 당의 입장을 정하는 권한을 (이 대표에게) 포괄적 위임을 하기로 최고위에서 결정했다"며 "이후 절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의원총회를 열 필요도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거기까지도 다 열려 있는 것"이라며 "최고위에서는 선거제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소통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작한 최고위원회의는 4시간 가까이 진행될 만큼 상충된 주장으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실에는 도시락이 들어가기도 했다.
당에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 보장을 위해 현재 준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론과 총선 승리를 위해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부딪쳐왔다.
당 지도부는 준연동형을 검토하다 의석수 확보에 유리한 병립형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당 소속 의원 80명이 현행 유지를 요구하는 등 당내 반발이 상당했다. 공약 파기라는 걸림돌도 있었다.
결국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이 병립형을 주장하며 전당원 투표를 띄웠다. 그러자 비례대표제 당론 결정을 위해 '전당원투표'에 대한 실무준비가 시작됐다.
전당원투표 실무준비 소식에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공약 파기이자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잇달았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전당원투표와 공약 파기는 천벌을 받을 짓"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 대선 때 준연동형 비례제를 약속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약 파기' 비판을 무마시키려는 수단으로 전당원 투표가 동원된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 결정에 따라 전당원투표 여부는 이 대표 판단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전당원투표에 대해 "관련해 포괄적 위임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결정 시점에 대해 "설 연휴는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전당원 투표 가능성을 두고 이견을 표하며 충돌했다. 비명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며 "전당원 투표에 기대어 결정하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는 과거 위성 정당 창당할 때 서울·부산 보궐선거 후보를 공천할 때 전당원 투표로 동의를 얻어 실행했지만 이후 큰 후폭풍에 시달렸고, 지금도 떼고 싶어도 떼지 못 하는 꼬리표로 남아있다"며 "숨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은 BBS라디오에서 "저희 국회의원 선출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를 당원과 국민에게 묻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당원 투표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께 의견을 묻고 더 폭넓은 논의를 통해서 당원과 국민이 결정한 사안을 정치인들이 믿고 따르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38%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34%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는 4%포인트(p)로 오차범위 안이다. 국민 의견도 팽팽히 갈리고 있는 셈이다. 29%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지난 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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