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이재명…'당화합·비례제·공천룰' 3대 화약고

장한별 기자 / 2023-12-06 16:20:04
李 "단합·소통 매우 중요"…이낙연 출당 청원 삭제 지시
선거제 병립형 회귀 시사엔 "의견 수렴 중" 즉답 피해
김두관 "'이재명은 합니다'던 그 이재명 어디로 간 거냐"
박용진 "경선서 현역 하위10% 페널티 강화, 당헌 위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이 대표를 기다리는 난제는 3가지다. 우선 비명계와의 대립을 해소해 당내 화합과 결속을 이루는 일이다. 또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방식과 공천룰을 확정하는 일이다. 하나라도 잘못 대응하면 내분을 촉발할 수 있는 화약고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서울 강서구 방화초등학교에서 '온동네 초등돌봄'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돌봄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계파갈등은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 탈당을 계기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관건은 비명계 수장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대표의 선택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직격하며 탈당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 행태의 변화를 촉구하며 이 대표를 압박 중이다.

 

이 대표는 당 국민응답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전 대표 출당 요구 청원 삭제를 지시하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무대응했던 이 의원 탈당 때와는 달리 이 전 대표 지적에 대해선 단합 요청 메시지로 성의를 보인 것이다. 

 

이 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단합 그리고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삭제 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날엔 페이스북을 통해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등 비명계를 '수박'으로 멸칭하며 몰아내려는 개딸들에게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읽힌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청원 삭제 배경에 대해 "이 대표 지시가 있었다"며 "해당 청원이 내부 통합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정무조정실장은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 "현실적으로 신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설계하고 추진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다.


김 실장은 "민주당의 중요한 자산이자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지도자들이 총선 승리를 위해 다 같이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한다"며 "그에 맞게끔 이 전 대표도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가 친명계의 '바람'대로 당에 남아 힘을 합칠 지는 미지수다. 비명계를 포용하려는 이 대표의 '진정성' 여부가 중요 변수라는 게 중론이다.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은 갈수록 번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계속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어떤 제도가 반드시 옳다고 할 순 없기 때문에 국민 뜻, 당원 의지, 의원들의 의견도 다양하게 모아볼 생각"이라며 "현재도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정치 개혁을 당 차원에서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2016년 20대 총선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자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정치)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되느냐"며 이 대표를 거들었다.

 

친명계의 '현실론'에 맞서 비명계는 물론 친명계 일부도 "약속을 지켜야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 원내대표 발언을 언급하며 "제 귀를 의심했다. 그만큼 우리는 대중과의 약속 지킴에 무뎌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어찌보면 그것이 지난 대선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었기도 할 것"이라며 "퇴행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병립형의 길을 간다면 그 후과는 민주당 모두가 안아야 할 역사의 책임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려 "왜 정치를 하느냐"며 "(총선에서) 부끄럽게 이기면 뭐하나, 그러다 설혹 비참하게 지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꼬집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도 "정치의 생명은 약속을 지키는 것인데 선거 유불리에 따라 뒤집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천룰은 계파갈등의 뇌관이다. 민주당은 오는 7일 오프라인으로 중앙위를 열어 현역평가 하위 10%는 감산비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총선 경선 시 현역의원 평가 페널티를 확대하는 이번 당헌개정안은 비명계에게 공천 불이익을 주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개정 1호 안건은 집행부가 편의주의적 태도로 당헌을 누더기로 만들고 원칙과 기준을 무너뜨리는 내용임으로 부결돼야 한다"고 중앙위원들에게 호소했다.

 

박 의원은 "경선방법을 해당 선거일 1년 전까지 확정한다고 규정한 당헌 101조는 그대로 둔 채 '감산기준'만 개정한다고 한다"며 "이는 당헌위반"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집행부가 느닷없이 당헌 개정으로 시스템 공천을 흔들면 당내 민주주의와 경선 뒤 본선 승리를 위한 단결과 통합도 흔들린다"며 "계파공천 사심공천 등의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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