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매각 포함 다양한 전략 방안 검토 중"
공정위, 부당 이익 제공으로 제재…2심은 최 회장 승소
SK측 "사익편취 없다는 판결 나와…매각도 결정된 바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익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SK실트론 지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회사 매각 검토 소식이 알려지자 최 회장 지분을 회사에 증여하는 것이 해법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11일 논평을 통해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는 대표적인 사업기회 제공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바, 이번 기회에 SK실트론 지분 29.4%를 SK㈜에 증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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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종로구 SK 서린 사옥 전경. [SK제공] |
SK는 SK실트론 매각 관련 보도에 대해 지난 9일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소재인 웨이퍼 제조 회사로 매각 가격이 최소 5조 원으로 예상되는 '알짜'다.
다만 SK가 2017년 LG그룹으로부터 인수할 당시 지분 일부를 최 회장 개인이 보유토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이익 제공이라며 2021년 말 제재를 내렸다. SK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최 회장의 사익 편취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만일 최 회장이 나중에 SK실트론 지분을 처분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다면 공정위 심판정에서 한 발언은 허언으로 증명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이 과거 공정위에 출석해 "그룹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을 뿐이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게 경제개혁연대 주장이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을 직접 인수한 것이 아니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취득했다. 명목상 특수목적회사(SPC)가 지분을 소유하지만 최 회장이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2022년 8월 TRS 계약이 만료됐으나 5년간 연장됐다.
최 회장이 지난해 이혼 소송 2심 재판에서 1조3800억 원에 이르는 재산 분할 금액 판결이 나오자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매각 검토 과정에서는 최 회장 지분은 제외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는 "향후 주주대표소송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최 회장이 그동안 여러 문제를 고민하다 SK실트론 지분 처분을 망설였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SK㈜에 증여하는 것이 문제 없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사익 편취 혐의에 대해 지난해 1월 공정위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경쟁입찰에 참여해 정당하게 지분을 확보했을 뿐 부당한 혜택을 받지 않았고 SK가 100% 지분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안정적 경영권 행사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SK가 SK실트론 잔여 지분에 대한 처분권이 없었으므로 제공할 수 있는 사업기회에 해당치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최 회장 손을 들어준 것인데 공정위가 상고하면서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남아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사업기회의 제공은 사업 참여를 묵인하는 소극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사실관계 확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자의적인 법 해석으로 향후 공정거래법 집행에 큰 부담을 가져올 원심의 판단은 반드시 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측은 "사익편취가 없다는 서울고법 판결이 이미 나왔다"며 "SK실트론 매각 자체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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