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대법원의 선처를 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지난 13일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 경영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선처를 베풀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대법원에 제출한 A4 용지 3장 분량의 탄원서에는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 동생 신동빈 회장, 누나 신영자 전 이사장의 선처를 구하는 내용이 각각 담겼다.

신 전 부회장은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탄원서에서 "아버지 신격호는 롯데그룹을 현재 국내 재계 5위 규모로 성장시켰고,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 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부정한 일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자세를 보이셨던 아버지가 부정한 일을 지시하셨음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아버지께서는 올해로 백수(99세)를 맞이하신 고령의 몸으로 과거의 상세한 기억을 떠올려서 본인의 결백을 증명할 수 없으며 복역할 수 있는 건강 상태도 아니다"며 "평생 롯데와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 아버지가 교도소가 아닌 가족들의 돌봄 가운데 그의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재판부의 관대한 판결을 부탁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경영비리와 함께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회장에 대해서는 "동생 신동빈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재계서열 5위 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진솔하게 반성하고 있고 한국 경제와 사회를 위해 과거 이상으로 기여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하고 있기에 무죄 또는 집행유예의 관대한 판결을 선고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지만 동생이 2018년 2월 1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지금 이대로라면 아버지가 일생을 바쳐 일군 롯데그룹이 무너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며 "대립을 수습하고 보다 큰 대의를 위해 형제가 화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배임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 받은 신영자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고령이 되신 아버지 신격호에게 오랜 세월 동안 효행을 실천하고 경제인으로서 한국 경제에도 크게 기여해 온 훌륭한 누이"라며 "76세가 넘어 체력적으로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기에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과대한 판결을 부탁 드린다"고 요청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탄원서 제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고, 내용도 정확히 알지 못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총 네 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에게 화해를 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낸 바 있다. 편지에는 경영권 다툼을 멈추고 한·일 롯데의 분리를 통해 롯데그룹 경영을 안정화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롯데그룹 측은 "화해 시도를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간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각종 계약서, 위임장 등을 작성하며 경영권분쟁을 촉발시킨 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도 신격호, 신영자, 신동빈 등 롯데그룹 오너 일가와 함께 횡령·배임 공범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재판 결과가 재계 5위 롯데그룹의 기업 활동이나 재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정은 판단에 고려할 사정이 아니다"라며 "재벌그룹이라는 사정을 이유로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해서도 안 되고 엄격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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