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와 간극이 '청계천'이라면 이낙연은 '한강'"
"재미있는 정치 문화 만들고픈 세력과의 연대 OK"
"與 대다수 영남권 의원들, 내게 연락…신당에 관심"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재미있는 정치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선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은 11일 총선을 앞두고 중요 변수인 정치세력 간 연대의 기준으로 '재미있는 정치 문화'를 제시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했다. 이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엄중 낙연'이라는 본인의 이미지를 바꾸지 않고는 우리와 함께 하기 힘들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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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제3지대' 성공 가능성 등 정가 관심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이상훈 선임기자] |
이 위원장은 이 전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 '제3지대'를 지향하는 정파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 상종가다.
당원 모집은 거침 없어 오는 20일쯤 중앙당 창당 절차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신당 지지율도 오름세다. 전날 공개된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여론조사(6~8일 전국 100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13.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32.4%), 민주당(28.7%) 다음이다. 이낙연 신당은 8.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UPI뉴스는 '뉴스 메이커'인 이 위원장을 서울 마포구 개혁신당 창당준비 사무실에서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창당 선언 이후 '파죽지세'인데, 예상했나.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는 상황이다. 직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대표가 (탈당해) 새 당을 설계한다는 것 자체가 특이한 경험이다. 지난 9일 민주당 의원들이 많이 온 조응천 의원 출판기념회에 가서 이런 말을 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가택연금 당하고 사형선고를 받지 않았느냐. 우리가 그 때보다야 편안하지만, 과연 그 때만큼 결기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3당 합당에 참여하지 않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왜 이들이 순서대로 대통령이 됐는지 모두가 생각해봐야 한다."
ㅡ최근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이 13.9% 나왔다.
"예전처럼 지역이나 이념적 견고성을 가진 집단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지율이 그만큼 유동적으로 변한다는 의미다. 고도성장기 정치와 성장이 정체된 지금의 정치는 다르다. 고도성장기에는 민주화 같은 고차원적 가치를 앞에 두고 출신지역에 따라 견고한 집단이 만들어지고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지금은 사람들이 다 절박하다. 나에게 누가 더 도움이 되느냐가 선거의 요체가 됐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호남 지지율이 6%가량 올랐는데. 그 표가 대부분 젊은 세대였다. 나는 그 변화가 전국적으로 왔다고 본다. 다만 정당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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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에서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ㅡ당원수가 4만 명을 돌파했는데 특징이 있나.
"정확히 4만7000명을 넘어섰다. 통계를 뽑아보니 '종(鐘)' 모양이더라. 보수정당이면 60대 이상이, 진보정당이면 4050세대가 많아야 하는데, 우리는 40대가 중간에 있다. 기술적으로 온라인 당원 모집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고령층이 덜 들어온 측면도 있지만, 어찌됐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분포도다. 30대, 40대가 주력이다. 이 세대는 정책에 민감하다. 경제활동도 활발하고 정책적 판단이 자신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3040세대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는 게 겉으로는 역동적으로 보이겠지만 가장 두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ㅡ이번 총선 승부처가 30대라는 뜻인가.
"맞다. 3040세대처럼 경제 활동을 하면서 아이도 키우고 집도 사는, 어찌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은 단순히 응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낸다. 그런데 정치권 어디에다 말해도 반영이 안 되니 온라인으로 우리 당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온라인 게시판을 만든 지 고작 1주일 됐는데 토론게시판에 1300여 개, 자유게시판에는 8949개 글이 올라왔다. 자유게시판 글은 모두 의견이다. 다른 정당처럼 누구 욕하고 어디에서 글을 퍼 와서 올리는 수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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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하기 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함께 찍은 사진. 왼쪽부터 이기인 경기도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 전 대표, 허은아 의원. [국민의힘 김용태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
ㅡ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뛰쳐나왔다. 제3지대 성공 가능성은.
"솔직히 사석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난 적이 거의 없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내면서 솔직히 '빵' 떴다. 그 전까지는 지역 대표성이 강한 정치인 아니었나. 그렇기에 이 전 대표에게 문재인 정부는 하나의 정체성이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 하면 젊은 사람들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고통 받았다고 인식한다. 그렇기에 그 때 정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등을 봐야한다. 한마디로 입장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어느 자리에 가서 이런 말을 했다. 나와 양향자 의원 사이엔 청계천이 놓여 있는 것 같은데 이낙연 전 대표와는 연령과 이념이 다르다보니 한강이 흐르고 있다고. 다만 선입견은 갖지 않으려 한다."
ㅡ세력 간 연대에 있어 전제조건이 있는가.
"정책적 이견을 좁히는 게 첫째 조건이다. 개인적 욕심을 버리라고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욕심 없는 정치인이 어디 있나. 다만 이 전 대표 욕심이 내가 생각하는 욕심과 방향이 같길 바랄뿐이다."
ㅡ이 위원장 본인의 개인적 욕심은 무엇인가.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정치를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만들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치도 재밌게 만들고 싶다. 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게 더 정확한 말이다. 내 개인적인 능력치를 뽐내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정치 문법을 바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정당도 여느 인터넷 커뮤니티나 조직처럼 재밌게 돌아가는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게 성공하면 당선이든 더 큰 것이든 개인적 영광이 뒤따를 것이다."
ㅡ연대의 기준은 무엇인가.
"모두가 이런 재미있는 문화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유승민, 손학규, 김종인 등 소위 어르신들과 일 해봤다. 그 과정에서 갑갑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왜 나라고 맞춰주는 법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를 찾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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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앞줄 오른쪽부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양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ㅡ이 전 대표는 DJ로부터 정치를 배웠으니 기존 정치 문법에 익숙한 정치인 아닐까.
"그걸 포기하고 신나는 걸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고 싶다. '나 이낙연은 지금의 '엄중 낙연' 이미지만 갖고는 안 된다'는 생각을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 활동하는 정치인 중에서는 나 이준석이 미친 소리는 많이 하지만 새로운 것 역시 많이 하니 그것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ㅡ연대냐 통합이냐를 놓고 정가에서 설왕설래가 많은데.
"모든 것은 이 전 대표가 어떤 문법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이 전 대표가 '엄중 낙연'이라는 소리를 들은 것은 앞서 말한 기존 정치 문법을 버리지 못해 그런 것 아닐까. 이 전 대표는 '엄중 낙연'이 자신의 무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가장 큰 도전일 것이다."
ㅡ'비례는 각자, 지역은 연대'라는 복안에 대해 다른 세력들은 반발하던데.
"그들이 반발하는 유일한 이유는 비례대표 의석 손해 때문이 아닐까. 정당득표율이 안 나올 까봐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여론조사에서 세력 간 연대, 다시 말해 1+1이 2가 아닌 것으로 나온다. 결국 모든 것은 데이터를 보고 움직인다."
ㅡ금태섭 전 의원으로 대표되는 '새로운선택'과의 간극은 어떤가.
"이 전 대표보다 새로운선택과 차이가 크다. 솔직히 나는 여성징병제 등을 주장한 적이 없다. 되레 본인들이 너무 급진적으로 가서 우려스럽다. 이념적으로 노회찬의 정의당까지는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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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다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
ㅡTK(대구·경북)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승부처로 보는가.
"그동안 의미를 찾는 선거를 많이 해왔다. 내가 양당 대결에서 보수정당이 한번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상계동(서울 중랑구)을 첫 도전지로 삼은 것도 공천은 어렵지 않되, 본선은 힘든 곳에서 정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였다. 공천 경쟁은 심한데 당선은 쉬운 곳에 가면 공천권을 주는 사람을 보고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다. 대구 등 열세 지역에서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ㅡ대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나.
"신당입장에서는 모든 곳이 험지다. 상계동(서울 노원구) 출마까지 포함해 고민 중이다. 어려운 곳을 뚫어내는 게 하나의 서사가 될 것이다. 구체적인 전략·전술은 밝히기 힘들다.(웃음)"
ㅡ유승민 전 의원 합류 가능성은.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중량급 정치인들은 지금의 정치 환경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 인정하기에 너무 당기지도 않고 밀치지도 않고 있다."
ㅡ창당 후 국민의힘 의원들 반응은.
"거의 모든 영남권 의원들이 내게 연락을 해온다.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탈당 전까지 방송에서 그렇게 나를 비난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근 그러는 것 보았나. 우리 개혁신당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다들 '말의 업(業)'을 쌓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웃음)"
ㅡ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최근 행보를 어떻게 보는가.
"당대표 직위라는 것이 밖에 나가 마이크 잡는 것보다 당무가 80%나 차지할 정도로 많다. 한동훈 위원장이 지방을 돌면서 기분 내는 사이 서울 강북은 출마할 사람이 없다. 내가 너무 잘 안다. 당장 서울 노원 갑, 을, 병 당협위원장 자리가 다 비었다. 앞으로 한 두 달이 지나면 언론이 '취임 후 한 게 뭐가 있느냐'며 성과를 물어볼 것이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봐라. 셀럽(유명인) 역할 잘하지 않았나. 성과는 전혀 없었다. (정치부 기자들이) 법조 기자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KPI뉴스 / 송창섭·전혁수 기자 tam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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