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물량 3만호 이상 확충…신규택지 물량도 8.5만호로 확대
非아파트 부문 규제개선·자금지원…공공택지 전매허용 등 규제완화
전문가들 "예상했던 대책…시장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치가 '270만호+알파(α)'로 상향됐다.
정부는 사업성 악화로 멈춰 있는 민간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공공부문에서는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신규 공공택지 물량을 활용해 총 12만 호를 추가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비(非)아파트 주택이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설자금을 지원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를 개선해 정비사업 지연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의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목표로 삼은 47만 호를 최대한 달성하고 내년까지 100만 호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 정부 목표인 '270만 호'를 초과달성(+α)할 수 있도록 여력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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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해 상세 설명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
돈줄 막힌 건설사에 자금수혈 강화…HUG 공적보증 늘린다
이번 대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주택·건설업계 유동성 공급이다. 금리·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건설사업의 사업성이 악화돼 인허가·착공 대기물량이 늘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막혀 있는 민간 사업장의 자금줄을 뚫어 사업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적 보증 규모를 종전보다 10조 원 늘리기로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규모는 10조 원에서 15조 원으로, 주택금융공사의 보증규모는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각각 확대한다. 사업자의 추가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PF대출 보증의 대출 한도도 전체 사업비의 70%(종전 50%)로 증액했다.
공적보증기관의 PF보증 심사기준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시공능력평가 700위까지만 보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이 기준을 없애고, 건설사 신용등급별 점수도 상향한다. 지금까지는 미분양 사업장이 HUG의 PF보증을 받으려면 '분양가 할인' 등 자구노력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발코니확장, 옵션품목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게 된다.
공공부문 공급여력 확대…3기신도시 등 활용해 5.5만호 확충
민간 부문 위축에 대응해 공공 부문 주택공급을 늘린다. 이를 위해 수도권 신도시, 신규택지, 민간 물량 공공전환 등을 통해 5.5만호 수준의 물량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3기 신도시'에서 3만 호를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용적률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개선하거나 자족용지·공원녹지를 활용해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하면 분양가를 인하(평당 약 2500만원 수준(하는 효과도 있다고 정부는 전망했다.
신규 공공택지 공급도 늘린다. 지난해 계획했던 6만5000호에서 8만5000호 수준으로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로 예정했던 발표시기도 올해 11월로 당긴다. 또한 기존에 민간에서 추진할 예정이던 공공택지 가운데 매각이 지연되거나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곳을 공공주택사업으로 전환해 5000호 내외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한다.
공공부문 공급에는 '패스트트랙'을 적용, 최대한 속도감을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구계획과 주택사업계획을 동시에 승인해 사업 기간을 4~6개월 단축하고, 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각종 영향평가 절차도 완화한다. 사업비 500억 원 이상 지방공사 공공주택사업은 타당성검토를 면제하는 방안도 연내 국무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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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
청약 '무주택 간주' 소형주택 확대…건설사 공공택지 전매 허용
건설공제조합의 보증 범위를 확대하는 등 '비 아파트' 주택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 방안도 담겼다. PF대출 과정에서 건설사에 부과되는 책임준공의무에 대해 건설공제조합이 3조원까지 이행보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도심 내 공유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대형 기숙사를 임대주택 등록 대상에 포함해 세제·기금을 지원한다.
청약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주택의 기준가격도 올렸다. 수도권의 경우 종전 1억3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지방은 8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각각 올렸다. 이 같은 무주택 간주 소형주택 기준은 현재까지는 민영주택 일반공급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민영·공공주택을 가리지 않고 일반공급과 특별공급 모두 적용한다.
이 밖에 건설사가 추첨을 통해 분양받은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용지를 다른 건설사에 판매하는 행위를 한시적으로 1년간 허용한다. 자금여력을 갖춘 건설사가 택지를 확보해 공사를 하게끔 만들어 준다는 취지다. 단, '벌떼입찰'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계열사 간 전매행위는 계속 금지하고 이면계약 등을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전문가들 "정부 의지 긍정적이지만, '충분히 압도적'인 대책은 아냐"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가 공급위축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책을 '충분히 압도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겠냐는 점에는 의문을 표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강도높은 단어로 분위기를 띄운 것에 비해서는 '용두사미'로 끝난 감이 있다"며 "공급 문제의 심각성이나 중대성에 비해 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략적으로 지금까지 언론에 언급된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며 "정부가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한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릴만한 과감한 대책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의적절하게 대책을 내 놓은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나중에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세제완화 등의 카드를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꺼낼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수석전문위원도 "대단한 무언가가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기존 정책을 재확인하면서 시장이 나빠지지 않도록 신경쓰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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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를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
"아파트 당장 나오는 것 아냐…단기간 극적인 정책 효과는 제한적"
정부가 마련한 대책은 당장 건설사들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꽤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소장은 "PF선제 조치는 유동성, 미분양 문제 등 건설업계에서 걱정하는 부분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당장 건설업체들 도산 우려가 나타나고 있으니 PF 등을 정부가 지원하게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김 소장은 "대책이 발표됐다고 해서 단기간 아파트 공급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보니 서울 도심의 새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수요심리를 컨트롤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 팀장도 "주택 등 부동산 공급시장의 고유속성인 공급 비탄력성을 고려할 때, 연내 즉각적 수요자 주택공급 체감 확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대책보다는 금리가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최근 상승세의 금리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대책에 '별다른 내용이랄 것이 없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오늘 나온 내용은 사실 대부분 작년에 발표한 '8·16 대책'에서 예고했던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예고했던 것에 비해 내용이 없다 보니, 향후 시장은 국토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기획재정부의 세제 개편이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더 바라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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