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우클릭' 행보 박차…"추경 위해 민생지원금 포기"

장한별 기자 / 2025-01-31 16:14:08
절충 위한 일보 후퇴…민생·경제 앞세워 중도층 공략
"차등·선별지원도 괜찮아…2월내 연금 모수개혁 매듭"
방송3사 여론조사…정권교체론에 뒤진 30%대 李지지율
李 "다양성 필요, 의사표시 존중해야"…비명 포용 주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생과 경제를 앞세워 '우클릭'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결 중심의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협상·절충을 위한 한발 후퇴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조기 대선을 겨냥해 '반 이재명 정서'를 누그러뜨리며 중도·무당층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새해 키워드로 던진 '실용주의' 성장론에 발을 맞추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 대표는 31일 추가경정예산안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그간 고집해온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생지원금은 정부·여당이 반대해온 사안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나 여당이 민생지원금 (예산) 때문에 추경을 못 하겠다고 한다면 민생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적인 민생지원 정책이 나오면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이 포함되지 않아도) 상관이 없으니 추경을 편성해달라"며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할 경우 차등지원을 하든 선별지원을 하든 다 괜찮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추경을 통해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내수진작 효과가 없고 재정 부담만 가중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으니 민주당이 물러서겠다는 게 이 대표 입장이다.

이 대표는 "초당적인 연금개혁을 일부나마 시행해야 한다"며 국민연금 개혁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도 제시했다. "2월 안에 모수개혁(연금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을 신속하게 매듭짓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 안을 받아들이니) 이제 구조개혁도 동시에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완벽한 안이 추진되면 좋겠지만 모자란 안이라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성과로 만들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기본사회위원장에서 물러난다.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 주도의 성장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기본사회 공약 후퇴를 시사했던 데서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기본사회는 이 대표가 내세운 핵심 정책이다. 당의 전통적 노선이었던 복지·분배보다는 경제성장에 힘을 싣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표는 신년 회견에서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는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성회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이후로 망가진 경제를 살리고 회복하는 문제를 우선순위로 규정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유연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으로는 중도층 등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요구가 꼽힌다. 민생·경제 위기를 해결하는 수권 정당과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래야 조기 대선 시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셈법이다.

 

설 연휴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과반은 정권 교체를 원하나 민주당과 이 대표 지지율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방송 3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기 대선 시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보다 우세한데, 중도층에서는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KBS 의뢰로 24∼26일 전국 1000명 대상 실시)에선 정권교체론 50%, 재창출론 39%로 집계됐다. 중도층에서는 각각 57%, 29%였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MBC 의뢰로 27, 28일 전국 1004명)에 따르면 정권교체론 50%, 재창출론 44%였다. 중도층은 각각 59%, 33%였다. 입소스 조사(SBS 의뢰로 23∼25일 전국 1004명)에선 정권교체론 50%, 재창출론 43%였다. 중도층은 각각 55%, 36%였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율은 KBS·MBC·SBS 조사에서 각각 37%, 44%, 39%로 집계됐다. 정권교체론보다 뒤졌다. 중도층 정권교체론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는 이 대표가 다자 대결구도에서 30%대 박스권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 SBS 조사에서 35%, MBC 조사에서는 36%였다. 다만 양자 구도에선 이 대표가 40%대로 오르며 여권 후보에 우세를 보였다.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명계의 '일극체제' 비판과 관련해 "당에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친명계) 의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통합을 주문한 것이다.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 방향 선회의 효과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특히 "지금 같은 대회전의 시기에는 다양성이 더 필요하다"며 "이런 다양성이 분출돼야 당에 역동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KBS, MBC, SBS 세 조사는 모두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 ±3.1%p다. 응답률은 각각 18.4%, 18.9%, 20.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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