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반대로 번번이 무산…독대도 못할 만큼 관계 나빠
韓 "독대요청, 尹흠집내기 아냐"…친윤계 "납득 안돼"
尹·與 지지율 바닥…"尹, 韓 인정 안하면 공멸 자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취임한 지 두달이 지났다. 7·23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됐기에 벅찬 약속들을 내걸었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제안,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국민 눈높이' 대응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로선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게 한 대표에 대한 냉혹한 평가다. 그가 원외인데다 친한계가 소수 세력이어서 리더십이 한계를 지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신뢰하지 않아 관계가 나빠진 것이 근본 원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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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환영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정국 현안을 놓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충돌한 적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럴때마다 윤 대통령 태클로 한 대표가 구상했던 계획은 번번이 무산됐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도 일례다. 한 대표는 반대했으나 윤 대통령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한 대표가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공들이는 여·야·의·정 협의체도 제물이 될 공산이 크다.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한데, 윤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24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계기로 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한 건 그 일환이다. '윤·한 갈등'이 정권의 핵심 리스크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는 건 통상적이었다. 독대는 수시로 이뤄졌고 '정례 회동'이 진행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독대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인색했다. '불통 이미지'에 대한 부담보다는 한 대표에 대한 불쾌감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장성철 공감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독대 요청 거부를 예상했다"며 "한 대표가 독대 요청을 이번 한 번만 한 게 아니다. 당대표가 되고 난 다음부터 독대 요청을 지속적으로 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대통령실 참모들이 (독대 거부시) 대안을 마련해 보고했는데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이 언론에 많이 보도돼야 하는데 독대 문제가 주목받아 내 성과를 무너뜨린 것 아니냐'며 상당히 언짢아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친윤계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반영한 듯 한 대표를 앞다퉈 비판하고 있다. 독대 요청 사실을 미리 흘려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일각에서 자꾸 (독대 요청을 언론에) 흘렸다고 얘기하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대통령 독대 요청을 한 게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 그렇지 않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흠집 내기나 모욕주기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독대에서 비공개로 논의할 사안이 김건희 여사 관련 사안인가'라는 물음에는 "여러 (논의) 사안이 있는데 그것도 그중 하나"라고 답했다.
친한계도 지원사격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누가 먼저 그걸(언론에) 이야기했든지 간에 (만남의) 형식 또는 절차가 현안들을 논의해야 하는 내용을 바꾸고 내용에 앞서갈 문제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고 거기서 의료 개혁이나 다른 문제들에 대해 의미 있는 해결이든 진일보된 메시지가 나오길 기대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친윤계는 반발했다. 권영세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체코 원전 수주 성과도 있는데 다 없어져 버리고 여당 대표와의 갈등 부분만 부각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공개적인 독대 얘기는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독대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사전 유출돼 주요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이 잘 되질 않는다"며 "차기 대권을 위한 내부 분열은 용인될 수 없는 때"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독대 요청과 무슨 말을 할 것이라는 내용까지 다 사전에 공개되면서 불편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며 최저치를 찍었다. 공히 지지율이 바닥이다. 한 대표 인기도 하락 중이다. 차기 지도자 선호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용산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여권 관계자는 "수직적 당정 관계는 민심 이탈과 총선 패배의 중요 원인"이라며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태클만 걸면 공멸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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