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후보 협상 촉구에도 尹, '2000명 증원' 타협 불가
장동혁 "많은 후보 위기감…대통령실도 예의주시할 것"
"尹 직접 설명해야" 요구도…인요한 "잘못 다시 잡을 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불만과 원성이 쌓이고 있다. 4·10 총선 전망이 어두워서다. 이달초만 하더라도 선거 판세는 국민의힘이 유리했다. 그러나 1, 2주 새 '야당 압승'으로 전세가 확 역전됐다.
"윤 대통령 탓"이라는 게 여당 내 대체적인 공감대다. "악재를 자초하는 윤 대통령 고집과 불통이 화근"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윤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대통령실 참모진도 도마에 오른다.
접전지 출마자들은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대통령 사과·해명,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28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국면 전환과 반등이 시급하다. 1, 2%포인트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승부처에선 여당 후보들의 반감이 폭발 직전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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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가운데)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
한 위원장은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께 돌려드리고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 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정치 종식'과 '서울 개발'이라는 카드를 동시에 뽑아든 모양새다. 그러나 "뜬금 없다" "선심용 정책은 지겹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재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여러 지원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PF 리스크 철저 관리 △중소기업에 42조 공급 △부담금 획기적 정비 등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까지 전국 각지에서 총 24회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며 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야당이 고발할 정도로 선거 개입 논란을 불렀다. 그런 만큼 공식 선거운동 기간 토론회를 접기로 했는데, 대신 민생회의를 통해 정책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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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당의 한 관계자는 "민생토론회가 쉴 새 없이 열려 가뜩이나 피로감이 큰 터라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행력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해 대통령 발표 행사는 그만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종섭 주호주대사 문제와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의대 증원 강행에 따른 의정 갈등·의료 공백 장기화 등이 불리한 판세를 만든 용산의 실책으로 본다.
특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의정 갈등은 남은 선거 기간 최대 변수로 꼽혀 후보들의 불안감과 부담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의정 갈등을 푸는 관건은 의대 증원(2000명)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다. 의료계는 "2000명 증원안이 철회돼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정부는 증원안을 절대 손댈 수 없다며 요지부동이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등 보건·의료 분야에서 과감한 재정 투자에 나서겠다며 의료계 달래기를 시도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2000명 증원 조정' 가능성에 대해 "이미 배정이 완료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정부가 한달 전 의대 증원을 추진할 때와 달리 여론 반응은 싸늘하다. 환자 불안과 국민 불편이 크게 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련 기사 댓글엔 "고집과 불통만 남았다", "문제는 그게 아니잖아? 의대 증원 규모가 문제잖아?" "자다 봉창 두드리냐"라는 비판이 줄이었다.
선거가 코 앞인 국민의힘 후보들은 속이 타들어가는 눈치다. '2000명 협상론'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어떤 의제는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걸로 배제한다면 건설적인 대화가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2000명 결정에 대한 재논의 가능성을 거듭 내비친 것이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건설적인 대화가 되려면 (증원) 그 부분 의제도 유연하게 열어놓고 의제 제한 없이 논의가 이뤄져야 이 문제의 해결점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선 의사 출신인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연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성남 분당갑 후보인 안 위원장은 SBS 라디오에서 '내년에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의료 파탄이 일어난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증원 시기·규모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2000명 증원안'을 밀어붙일수록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될 처지에 빠진 셈이다. 여당 반발이 거세지면서 당정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당내에선 윤 대통령이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 사무총장은 "많은 후보가 위기감을 가지고 있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대통령실도 면밀히 검토하며 예의주시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대위원장은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실수와 잘못된 일이 있으면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부산 북구갑 서병수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의정 갈등 등을 작심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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