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의원직 상실...대법 "조국 아들 인턴확인서 허위 맞다"

장한별 기자 / 2023-09-18 15:55:17
대법원 전원합의체,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원심 확정
대법관 9명 유죄의견…핵심 쟁점 하드디스크 증거 인정
김명수대법, 3년8개월 만에…崔, 4년 임기중 3년반 보내
崔 "아쉽다"…민주 강경파 ‘처럼회’ 의원들, 앞다퉈 악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나와 입술을 깨물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형이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한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규정에 따라 최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대법원 선고는 최 의원이 2020년 1월 이 사건으로 기소된 지 3년8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선고가 이례적으로 늦어지면서 최 의원은 국회의원 4년 임기 중 3년 반가량 보내고 물러나게 됐다.

 

최 의원 재판은 애초 대법원 1부에 배당돼 오경미 대법관이 주심을 맡았다. 오 대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마찬가지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그는 이 재판을 1년 가까이 잡고 있다가 지난 6월 전원합의체로 넘겼다. 소부 소속 대법관 4명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새 판례를 만들 필요가 있는 경우에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기는 게 보통이다.

 

최 의원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조 전 장관 아들 조원 씨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줘 조씨가 지원한 대학원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최 의원이 발급한 확인서에는 '조 씨가 2017년 1월부터 9개월간 주 2회, 총 16시간 인턴업무를 수행했다'고 기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는 이 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학원서에 첨부해 두 곳 모두 합격했다.

 

이번 대법원 판단의 쟁점은 1·2심에서 최 의원의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이 제출한 조 전 장관 자택 PC에서 나온 하드디스크 등 저장매체 3개에 들어있는 인턴십 확인서와 문자메시지 등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씨는 2019년 8월 자산 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이 하드디스크를 은닉하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하드디스크를 받고 11일 뒤 검찰에 제출했고 최 의원이 만들었다는 허위 인턴 증명서 등이 여기서 나왔다.

 

판례에 따라 저장매체에서 전자정보 등을 탐색·추출할 때는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 최 의원 측은 “‘실질적 피압수자’인 조 전 장관 부부가 하드디스크 내 전자 정보 탐색·추출 과정에 참관하지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 하드디스크가 ‘위법 증거’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증거능력에 문제가 없고 인턴 확인서는 허위가 맞는다고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의원은 불복했지만 대법원도 이날 1·2심 손을 들어줬다.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없다고 보고 최 의원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대법원은 다수의견(9명)을 통해 "하드디스크 임의제출 과정에서 정 씨 등에게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임의제출 무렵 하드디스크를 현실적으로 점유한 사람은 김 씨이고 저장된 전자정보의 관리처분권을 사실상 보유·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도 김 씨"라며 "정 씨가 하드디스크 존재 자체를 은폐할 목적으로 김 씨에게 교부한 것은 하드디스크와 전자정보에 관한 지배·관리처분권을 포기하거나 김 씨에게 양도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유숙·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증거은닉범(김 씨)이 본범(정 씨)으로부터 증거은닉을 교사받아 소지·보관하던 본범 소유의 정보저장매체를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하는 경우 본범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 중 김선수 대법관은 회피 신청을 내 12명이 전합 심리에 참여했다.

 

최 의원은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에 "현재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이 내린 결론이니까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가운데)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출석하며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무분별한 압수수색 절차와 피해자 인권 보장과 관련한 획기적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헛된 기대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동료 의원 10여 명은 이날 선고가 있기 5분 전 쯤 법정에 도착해 최 의원을 기다렸다. 당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고민정·김승원·김용민·황운하·민형배·강민정·김의겸·윤건영·정필모 의원 등이다.

 

이들은 최 의원이 차에서 내리자 앞다퉈 최 의원과 악수했다. 또 최 의원과 함께 법정으로 들어가 선고를 지켜봤다. 최 의원 선고 후엔 다시 법정 밖으로 나와 입장을 발표하는 최 의원 뒤에 병풍처럼 섰다. 최 의원이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에게 적잖은 영향력을 지닌 만큼 강경파 의원들이 막판까지 대접하는 모양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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