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으로 가는 與…'尹탄핵·제명' 놓고 한동훈·권성동 충돌

박지은 / 2024-12-12 16:43:54
韓, 尹담화에 "내란 자백" vs 친윤계 "내려와라" 고성 반발
韓 "尹 탄핵이 유일한 길"…權 "당론은 부결, 의총 열겠다"
韓, 尹제명 심야 윤리위 소집…權 "尹이 알아서 판단할 것"
진종오·한지아 탄핵 찬성, 이탈파 7명…'韓 축출설' 경계심

여권이 내분으로 가고 있다. '윤·한 갈등'이 결국 파국을 부른 꼴이다. 

 

12일 일련의 사태는 변곡점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국민 담화를 기습 발표했다. 서로 칼을 찌르며 결별의 길을 택한 셈이다. 

 

친한·친윤계도 내전 임박 모드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친윤계와 영남 중진이 뭉친 결과다. 친한계에선 탄핵 찬성파가 늘었다.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친윤계 협공을 받은 건 예사롭지 않은 장면이다. 당 안팎에선 친윤계가 한 대표를 축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담화는 성남 민심에 기름을 붓는 내용이었다. 불과 닷새 전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돌변했기 때문이다. "임기를 포함해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는 공언도 저버렸다.  

 

여당에게 비난이 쏠리게 만든 자폭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한 대표에겐 치명타였다. 그는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명분으로 수습책을 마련하느라 '말바꾸기' 비판까지 받았는데 헛일을 한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조기 퇴진을 거부했다.

 

담화 전 한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선언했다.

 

담화 후엔 의원총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이 사실상 내란을 자백했다"며 '탄핵 찬성' 당론 채택을 제안했다. 친윤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총장은 계파전 무대가 됐다.

 

한 대표는 "담화를 사전에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착찹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담화의) 내용은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강명구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이) 무엇을 자백했다는 말씀인가"라고 따졌다. 임종득 의원 등은 한 대표에게 연단에서 내려오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상휘 의원은 "대표는 주관적 입장을 말씀하면 안 된다"고 했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내란죄라고 단정하는 건 서두른 감이 있다"며 "의총에서 상의하고 그런 발표를 하는 게 민주적 절차에 맞다"고 쓴소리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 담화가 나왔기 때문에 당 대표로서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한 뒤 자리를 떴다. 한 대표는 곧바로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 

 

한 대표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탄핵 찬성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친한계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국민에 반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썼다.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얘기다. 

 

이로써 찬성 대열엔 안철수·김예지·조경태·김재섭·김상욱 의원까지 총 7명이 합류했다. 윤 대통령 담화는 탄핵에 주저하는 의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소속 시도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오세훈 서울시장), "탄핵 절차를 밟자"(김태흠 충남지사)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권 원내대표 선출로 탄핵 찬반론이 맞서면서 내홍이 깊어질 공산이 커졌다. 권 의원이 특히 큰 표차로 당선돼 주류인 친윤계 세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한계의 비주류 입지와 한 대표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친윤계는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선택을 하면서 국민의힘이 중도층, 젊은층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선의 권 의원(강원 강릉)은 당 소속 의원 108명 중 106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과반인 72표를 얻었다. 34표에 그친 김태호 의원을 여유있게 눌렀다. 권 원내대표에겐 14일 2차 탄핵안 표결 대응이 발등의 불이다. 그는 "한 대표와 주요 현안마다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다.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의총을 열어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했다.


그는 한 대표가 소집한 당 윤리회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윤리위 소집을 해서 제명하는 것보다는 그런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대통령께서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윤리위는 한 대표 지시에 맞춰 이날 오후 10시 회의를 열 예정이다.


친한계에선 '한동훈 축출 시나리오'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최고위원 5명 중 친한계가 2명인데 1명만 물러나면 한 대표 지도 체제는 무너진다. 2명 중 장동혁 최고위원이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김경률 전 비대위원은 채널A라디오에서 "장 최고위원은 마치 한 대표 퇴진 국민운동본부 일선에 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최고위원이 최근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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