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文정부, 대화와 타협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어"
환영 의사 야3당도 "의제에 각종 현안도 포함시켜야"
여야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식량지원 논의를 위한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극 환영의사를 밝히며 야당의 화답을 요청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진정한 대화와 타협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북한의 소출(논밭의 생산량) 상황도 좋지 않고, 많게는 150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한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식량 지원을 해야 하고, 그것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이 이를 위한 여야 지도부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여야와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이것 하나만 가지고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가동해보는 것도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이 논의된다면 대화 재개를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어제 대통령께서 이를 위한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하셨는데, 야당의 화답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날을 세웠다.
민생투어 대장정에 나선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경북 영천의 한 과수농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 그 자체는 해야 할 일이고, 또 하겠다. 그런데 의제가 합당한 것인가"라며 "대통령과 만나서 북한에 식량을 나눠주는 문제만 얘기하겠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특히 "지금 우리가 북한을 도와주는 건 일반적으로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상황이 맞아야 한다"며 "북한이 주민 어려움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고 오로지 핵 고도화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그런 북한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한 상황에 오판할 수 있는 일은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국정 전반에 현안이 많다"면서 "패스트트랙 등 잘못된 문제들 전반에 대해서 논의한다면 얼마든지 응하겠다"고 역제안했다.
이날 원내대책 및 북핵외교안보특위 연석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도 "114석의 야당을 정말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느냐.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이 정부는 대화와 타협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제1야당으로 인정하는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 이미 수차례 요구해왔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이 말하는 협의체는 한국당을 들러리로 세우는 여야정 협의체, '범여권' 여야정 협의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했다 등의 변명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 생색내기용 여야정 협의체는 안 된다"며 "진정한 의미의 여야정 협의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회동 제안을 환영하면서도 의제 국한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처럼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 일단 환영할 일"이라며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빠질수록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말씀드리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며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도 동족의 기아 상태를 해소하는 데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대북 문제뿐만 아니라 산적한 국정 과제를 여야가 한 자리에서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한국당도 국정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여야 논의의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도 문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대해 "지난 10개월 넘게 야당 대표와의 소통이 한 번도 없었다"며 "늦었지만 당연한 수순"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 대표는 "의제를 북에 대한 식량지원과 남북문제로 한정한다는 말은 적당하지 않다. 당연히 현안과 관련해 민생 문제, 선거제 개혁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남북문제만 얘기한다는 것은 소통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남북관계 문제에 있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만큼 그런 자리를 만드신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뛰어넘어 경색된 국면을 타개할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 특집 KBS 대담에서 "패스트트랙 같이 당장 풀기 어려운 문제를 주제로 하기 곤란하다면 이번 식량지원 문제, 남북 문제 등에 국한해서 회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야 지도부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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