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정신' 실종이 국힘 위기…몰매 맞은 혁신위원장

장한별 기자 / 2025-07-17 16:30:24
윤희숙 "'차떼기' 땐 37명 중진 불출마"…인적 쇄신 촉구
비대위 참석후 "다구리였다"…친윤 지도부, 尹 집단성토
구주류, 지지층 앞세워 비윤계 공격…속내는 기득권 사수
전한길 입당…한동훈 "윤어게인 아이콘" 지도부 "거부못해"

국민의힘이 한없이 망가지고 있다. 여당발 '해산' 위협에도 자중지란을 일삼는 중이다. 구 주류인 친윤계와 비윤계가 사사건건 충돌한다. 6·3 대선 패배 후 한 달 반이 지나도록 변한 게 없다. 

 

당 지지율은 급기야 20%대 안팎으로 추락했다. 고강도 쇄신이 절실하나 계파갈등에 표류하고 있다. '안철수 혁신위'에 이어 '윤희숙 혁신위'도 실패각이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기한 '인적 쇄신'도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는 흐름이다.

 

▲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가운데)이 17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나오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원의 총선 불출마는 '선당후사'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구당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한다. 그간 통상 중진이 모범을 보였다. 불출마가 잇따르면 인적 청산을 통한 당의 쇄신 이미지가 부각된다. 국민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윤 위원장이 17일 "그동안 당을 이끌어온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절실하다"며 인적 쇄신을 거듭 촉구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국민의힘 계파 구성상 인적 쇄신은 불가능에 가깝다. 관건인 '자발성'이 생겨나기 어려운 탓이다. 쇄신 대상으론 주로 영남권·친윤계가 꼽힌다. 전·현 혁신위원장이 각각 지목한 '쌍권'(권영세·권성동 의원)과 4인방(나경원·송언석·윤상현·장동혁 의원)도 죄다 구주류다.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반발했다. 속내는 차기 총선 공천 등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전통 지지층, 당원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비윤계의 '정치적 의도'를 공격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윤계를 겨냥해 "어떤 분들에게 주적은 민주당이 아닌 동료의원과 자당 지지층인 것 같다"며 "우리 존립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는 멈추자"라고 쏘아붙였다.

 

야권 관계자는 "쇄신이든 뭐든 하려면 다수 세력이 반성하고 바뀌어야한다"며 "친윤계에게 희생·헌신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영남·친윤 의원들은 정권교체에 억울해하는 당원과 지지층의 정서를 자극해 강성·극우로 만들고 있다"며 "이들에게 기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라고 비판했다. "지지율이 급락한 당 위기는 희생 정신이 실종했기 때문"이라며 "영남·친윤을 주류 세력으로 만든 당의 자업자득"이라는 진단이다.

 

윤 위원장은 혁신안에 대한 친윤계 지도부의 반응을 '다구리(몰매를 뜻하는 은어)'라고 표현한 것은 당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극우 성향의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입당을 둘러싼 논란도 마찬가지다.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 분위기에 대해 "비공개 때 얘기인 만큼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전했다. 4인방 거취 표명 요구 등 자신이 제시한 혁신안에 대해 비대위 참석자들이 앞다퉈 성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송 위원장은 윤 위원장에게 "최소한 혁신위와 상의는 하고 발표했으면 좋겠다"며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앞서 페이스북 글에서 "2004년 '차떼기'로 당이 존폐 위기에 처했을 때 37명의 중진이 불출마 선언을 통해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정치에 공간을 열어줬다"고 21년 상황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중진들은 그분들이 열어준 공간에서 정치를 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전한길 씨가 지난달 입당해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전 씨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다음 지도부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입당했다. 함께 가입한 당원은 최소 수만 명"이라고 주장해 주목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 강사 같은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계엄 옹호 세력의 입당을 즉시 거부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정점식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고 말했다. 계파갈등 심화가 불가피하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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