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유예했던 이행강제금 부과시점, 다시 1년 2개월 늦추기로
2024년 말까지 오피스텔로 변경하거나 숙박 용도로 활용해야
'주거용 인정 못 한다' 입장 그대로…국토부 "앞으로도 숙박시설"
정부가 생활형숙박시설(일명 '생숙')의 불법 주거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를 내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2년의 유예 기간에 더해, 또 한 차례 1년 2개월의 시한을 추가로 부여한 것이다. 다만 생숙을 '주거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말까지 생숙의 숙박업 신고 계도 기간을 부여하고, 이행강제금 처분을 유예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는 특례는 추가 연장 없이 오는 10월 14일 종료된다. 다음 달 14일까지 오피스텔 전환을 마치지 못했다면 숙박 용도로 활용해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내년 말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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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
생숙은 호텔이나 모텔과 달리 '취사'가 가능한 숙박 시설이다. '레지던스'라고도 불린다. 원래 외국인 관광객이나 장기 출장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지만, 부동산 활황기에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아파트 대체재'로 활용됐다. 주택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전매제한 규제도 없었고, 종합부동산세 등 다주택자에 대한 불이익에서 자유로웠다. 생숙을 분양받은 이들 상당수는 '사실상의 주거용'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엄연한 불법이었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던 탓에 방치돼 있었고, 몇 년간 공급 물량이 급증했다.
놀란 정부는 지난 2021년 5월 뒤늦게 조치에 나섰다.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을 숙박업으로 신고하도록 했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면 오피스텔로 용도를 전환하도록 했다. 지키지 않으면 이행강제금(공시가격의 10%)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유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오피스텔 전환을 위한 건축 기준을 일부 완화하고, 이행강제금 부과를 2년간 유예한 바 있다. 이렇게 정한 당초 유예 기간이 다음달 14일 끝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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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도별 생활형숙박시설 사용승인 건수 현황. [국토교통부 제공] |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생숙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정희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오피스텔 용도변경 특례를 2년간 주다 보니 주택으로 변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가 컸다"며 "정부의 이번 발표는 생숙을 앞으로도 계속 숙박시설로 관리하겠다는, 기대 심리에 대한 대응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숙박업 신고에 걸리는 시간과 실거주 임차인의 잔여 임대 기간 등을 고려해 내년 말까지 시간을 줬다.
생숙은 주거용에 비해 낮은 건축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주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화재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 또 상당수 소유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생숙을 분양받은 상황에서 '특혜 시비'가 생길 가능성도 있고, 법을 정당하게 지키고 있는 소유자와의 형평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국토부는 생숙이 본래의 숙박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계도 기간 동안 관련 부처와 함께 시설, 분양 기준, 허가 절차 등 생숙 제도의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숙박업 미신고 소유자를 대상으로 사용 실태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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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박시설 소유주와 거주자들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강제이행금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가 계도기간을 또 한 차례 연장해 줬지만, '불법'이 활발하게 해소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물을 헐고 다시 짓지 않는 한 주차시설, 소방시설, 복도 폭, 바닥 두께 등의 건축기준을 충족하기 못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된 후 2년간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꾼 생숙은 1996호로, 기존 생숙의 2.1% 수준에 불과하다.
생숙 소유자들은 이번에도 크게 반발했다. 전국레지던스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주거 가능 시설이라는 설명을 듣고 분양을 받았는데 주거가 불가능하다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니 눈 앞이 캄캄하다"며 "국토부의 소극 행정으로 대부분이 용도 변경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국토부가 행정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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