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타워크레인 기준 논란…노조, '총파업' 예고

김이현 / 2019-07-26 14:32:06
국토부,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 방지·제도 개선방안 발표
규격 제한·면허 실기시험·관리시스템 마련 등 대책 담겨
크레인노조 "규격 기준 엉터리…협의 없을시 총파업 단행"
▲ 정부가 타워크레인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자 타워크레인 노조는 '일방적 발표'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인천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멈춰있는 모습. [정병혁 기자] 

 

정부가 소형·원격조종(무인) 타워크레인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놨다. 지난 6월 고공농성에 돌입한 타워크레인 노조가 노·사·민·정 협의체 구성을 전제로 이틀 만에 파업을 철회한 뒤 나온 후속대책이다.

하지만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 기준'을 놓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타워크레인 노조가 2차 전국파업을 결의하고 시기 조율에 나서면서 다시 한 번 전국 건설현장이 멈춰설 조짐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기준 개선과 조종사 자격시험 강화를 골자로 하는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방지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 기준이 명확해진다. 현재는 '3t 미만'이라는 인양무게 기준만 있다. 6t 이상의 일반 타워크레인을 인양 하중만 줄여 소형 장비로 등록·사용하는 '꼼수 개조'가 만연했던 까닭이다.

이에 인양 톤수 기준뿐 아니라 지브(크레인의 수평 팔) 길이, 지브 길이와 연동한 모멘트(끌어올리는 힘) 등이 새로 기준에 추가된다. 국토부는 소형 타워크레인 형태(수평 작동 타워형·상하 작동 러핑형)에 따라 지브 길이는 최대 40∼50m 이하, 모멘트는 최대 733kN·m(킬로뉴턴·미터) 등을 새 기준의 예시로 제시하고 있다.

해당 규격기준을 적용할 경우 기존 소형 타워크레인(6월 기준, 1817대)의 43%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수 국토부 건설산업과장은 "새 규격상 소형 타워크레인에서 제외되더라도, 당장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규격에 맞게 분해·재조립하고 소프트웨어도 교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형 조종사 면허시험도 강화된다.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일반 타워크레인 조종사 면허와 달리 소형 조종사 면허는 20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발급됐다. 앞으로는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면허를 딸 수 있다. 아울러 원격조종 장비별로 전담 조종사를 지정해 운전시간 등을 기록·관리토록 함으로써 사고 원인을 추적하고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하도록 했다.

박정수 과장은 "소형 타워크레인 구체적 규격 등 아직 협의가 더 필요한 사안들이 남아 있다"며 "정부의 목표는 협의를 최대한 빨리 마치고 연내 시행규칙 등을 고쳐 6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개선된 방안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6월 4일 인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다. [정병혁 기자] 


하지만 노동계는 국토부의 일방적 발표라며 반발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 등은 25일 성명을 내고 "노사민정 협의체 구성원이 합의하지 않은 국토부의 잠정 기준안 발표를 즉각 철회하고 모든 구성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대책 수립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이 지적하는 것은 국토부가 정한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기준'이다.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조종사노조는 "국토부가 세계 소형 타워크레인 평균 모멘트값이라 밝힌 733kN·m는 허위사실로, 국내에서 불법·편법·위법으로 형식 승인된 소형 타워크레인을 총 망라하여 도출한 평균값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6t 이상 대형 타워크레인 기준이며 소형기준에 충족하려면 지브길이 30미터, 모멘트 기준 300-400kN·m 수준이 적합하고 이와 함께 높이도 약 25미터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는 게 건설노조의 주장이다.

아울러 크기와 상관 없이 모든 타워크레인에 조종석 설치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양 노조는 강조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국토부 방안에 소형 타워크레인 인증 검사 강화, 조종석 설치 원칙 등이 빠졌다"며 "국토부가 끝내 협의체 구성원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고집하면 총파업을 비롯한 모든 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토부는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해명자료를 통해 "국토부가 예시로 제시한 규격안은 잠정적 기준으로 추후 업계, 전문가 등과 추가 논의를 거쳐 보완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당장이라도 파업에 재돌입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국토부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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