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사법 당국 협의없이 마로해역 단속 공문 보내 '논란' 자초

강성명 기자 / 2023-09-20 15:47:49
목포해경·해수청 "전남도, 단속 협조 공문 안 보내"
전남도 "급하게 중재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해명

전국 최대 김 양식장인 마로해역을 둘러싸고 전남 진도군과 해남군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라남도가 사법당국 등 유관기관과 협의 없이 도 차원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는 조치계획 내용이 담긴 공문을 두 지자체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UPI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라남도 해양수산국은 지난 12일 '마로해역 상생협력을 위한 도 중재안 통보'라는 제목으로 해남군과 진도군에 공문을 보냈다.

 

▲ 전라남도가 지난 12일 해남군과 진도군에 공문으로 보낸 마로해역 중재안 [강성명 기자]

 

중재안은 해남 어장의 면허지 10%인 137ha를 올해 진도에 반환하고, 나머지 90% 면적은 2030년 협상 후 결정한다고 담겨 있다.

 

미이행시 해수부와 해양경찰서, (전남)도가 합동으로 무면허와 어장간 거리, 무기산 사용 단속 실시 등 김양식어장 불법어업 집중 단속에 나서고, 2024년 어장이용개발계획에 재개발 불승인 등 어장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문에 언급된 관계당국은 합동 단속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목포해경의 한 관계자는 "전남도 공문에 나와있는 해양경찰서는 진도와 해남이 관할인 목포해경으로 보인다"며 "전남도가 단속에 대한 협조 공문을 보내거나 관련 협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무기산을 사용한다는 신고를 받고 14일 밤 진도군 어민을 적발했는데, 공문 내용이 알려지면서 전남도와 함께 진도만 단속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난처한 입장이다"며 "전남도가 협의없이 해양경찰서 (문구)를 언급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목포해양수산청도 "전남도에서 공문을 받거나 협의를 진행한 바 없다"며 "해수청은 단속 업무를 하지 않고, 마로해역과 관련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해수부나 해양경찰서에 (앞으로) 요청을 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급하게 중재를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 진도군 어민 600명이 지난 19일 진도군청 앞에서 전남도와 해남군은 마로해역 대법원 승소 판결을 수용하라며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 [진도군 제공]

 

진도 어민도 "전남도가 중재안을 강제로 따르도록 위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19일 진도군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전남도 중재안에 대한 날선 비판은 지난 18일 열린 김영록 전남지사의 도민과 대화에서도 이어졌다.

 

김기영 진도군수협 조합장은 "합의가 안됐을때 집중 단속을 하겠다는 협박을 (전남도가)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천종선 김생산자연합회 진도군지회장도 김 지사를 향해 "직원에게 해남 편을 들라고 시키셨느냐? 이런 상황을 만든 분이 지사님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지난 18일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진도군 도민과의 대화에서 군민들과 즉문즉답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김영록 전남지사는 "해남과 진도는 가깝게 지내온 사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이해를 해달라. 어떻게 도지사가 한쪽 편을 들겠냐"며 성난 진도 어민을 달래는데 진땀을 뺐다.

 

최정기 해양수산국장은 "2025년 양식산업발전법이 시작되면 전남도가 버티는 어장이 없어 물길 트는 사업을 해가면서 단속이 이뤄진 것이지 어떤 목적을 갖고 단속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항상 공평하게 행정을 하겠다 그런 모습이 비쳤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마로해역은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 사이에 위치해 있다.

 

해남어민들은 1982년부터 김 양식시설을 설치해 사용했고, 진도어민은 자신들의 해상이라고 주장하며 두 지역 어민의 갈등이 시작된 뒤 소송으로 확대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해남어민 174명이 제기한 '마로해역 어업권 분쟁 관련 행사계약 절차 이행 및 어장 인도소송' 상고를 기각하고 진도 어민의 손을 들어주면서 40년 분쟁이 종결되는 듯 했다.

 

▲ 지난 18일 해남군 어민들이 마로 해역에 대한 전남도의 해결방안을 요구하며 2023 진도군 도민과 행사장인 실내체육관에서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하지만, 해남어민들은 생존권과 삶의 터전인 어장을 모두 반환할 수 없다며 지난 1994년 진도군과 해남군 어업인 대표가 체결한 '마로바다 상단부는 진도, 하단부는 해남어민이 양식하는데 합의한다' 내용의 합의서를 진도군이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진도어민들은 대법원 판결 확정 후 마로해역 실제 어업권자인 진도군수협장과 진도어민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채 협상된 중재안은 인정할 수 없고 전남도 중재안은 철회된 뒤 원점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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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 / 전국부 기자

광주·전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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