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시행중인 서울시, 매년 3000억 원 세금지원
"서비스·주민 이동권 보장"vs"반발 무마용 혈세투입"

13개 시·도 버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거나 미루면서 교통대란은 피하게 됐다. 하지만 대안으로 꺼내든 광역급행버스(M-버스)와 일반광역버스의 준공영제를 놓고 우려가 나온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세금을 투입하는 '땜질 처방'이라는 지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버스 교통의 공공성을 높이는 길이 준공영제"라며 "광역버스부터 준공영제를 도입하기로 경기도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지방사무인 일반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전환하고 M-버스를 포함한 모든 광역버스에 대해 준공영제를 추진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는 '버스는 지자체 소관'이라던 중앙정부가 한발짝 양보해 만든 타협안이다. 노선버스 운영에 개입할 수 없는 중앙정부가 우회로를 통해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성·효율성' 결합한 버스 준공영제
버스 준공영제는 지자체와 민간업체가 버스를 공동 운영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지자체가 설정한 노선에 맞춰 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자체는 수익을 관리하면서 운행 실적에 따라 각 회사에 배분하고 적자를 보전해준다.
승객 입장에서는 교통 취약지역까지 버스가 다니게 돼 교통 편의가 개선된다. 버스 회사들은 적자 우려 없이 노선을 운영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운전 기사의 처우도 나아진다. '공공성 확보'라는 공영제의 장점과 '경영 효율화'라는 민영제의 특성이 결합된 셈이다.
"국민 위한 방안" vs "세금으로 땜질 처방"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준공영제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은 법에 특례조항을 둬 버스운전사들이 주 70시간을 일해도 된다는, 근로기준법을 안지켜도 된다는 일종의 차별을 한 것인데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제대로 운영하면 되는 것이지 준공영제를 특혜로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론도 적잖다. 세금을 투입하고 보는 '땜질 처방'은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동일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좀 더 싸게 공급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서비스는 똑같은데 비용은 오르고 세금도 투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2시간제로 생긴 부작용을 준공영제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버스요금을 올리는 게 정상적인 방법이지만, 별로 인기가 없을 듯하고 파업으로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쉬운 방법인 세금 투입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동권 보장 등 혜택을 이야기할 거면 애초에 준공영제를 실시했어야 한다"면서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운영 방식을 연구용역을 통해 수립한 뒤 조속히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요금제 개선안과 운영 효율성 강화, 지자체간 수익 운영 방법, 재원 확보 방안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건은 재정부담…매년 지원금 수천 억
문제는 결국 재정부담이다. 현재 전국의 일반광역버스는 2547대, M버스는 414대가 운행되고 있다.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14일 기준 버스 7405대)는 준공영제 지원에 매년 약 2000억~3000억 원을 지원한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14년간 메운 지원금은 3조 7000억 원이 넘는다.
경기도는 재정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서울 대비 승객 자체가 적은 데다 낮시간대 이용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적자노선이 늘어나면 이를 운행하기 위해 드는 재정 지원금 또한 불어난다는 얘기다.
국민세금 부담 우려를 의식한 정부도 입장을 내놨다. 김현미 장관은 15일 "광역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되면 버스 근로자의 근로환경이 개선돼 서비스 질과 안전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노선 신설·운영과 관련된 지자체 간 갈등 조정,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 등 공공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로 위험사회에서 벗어나는 과정에는 불편과 약간의 짐도 생긴다"면서도 "그 혜택은 온전히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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