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미친 與 혁신위 조기 종료…'주류 희생' 유야무야?

장한별 기자 / 2023-12-07 15:51:20
인요한 "50% 성공, 나머지 50%는 당에 맡긴다"
"尹·김기현에 감사"…11일 최고위에 혁신안 보고
홍준표 "한편의 개콘"…안철수 "기다리다 숨 넘어가"
지도부 "희생론 물 건너간 건 아냐"…"결과로 판단"

국민의힘 혁신위는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마지막 회의를 가졌다. 

 

인요한 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혁신위를) 마무리한다"며 "월요일(11일) 보고로 혁신위 활동은 다 종료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혁신위 활동 조기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로써 당초 오는 24일까지로 기간을 정한 활동을 2주가량 일찍 마치게 됐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혁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0월 26일 출범한 지 40여일 만이다. 


인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뭘 원하는지를 잘 파악해 우리는 50% 성공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며 좀 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혁신위가 끝나기 전에 개각을 일찍 단행해 좋은 후보들이 선거에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며 감사 인사를 표했다. 김기현 대표에게도 "혁신위원장을 맡는 기회를 주고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알아볼 기회를 줘서 많이 배우고 나간다"며 사의를 전했다.


인 위원장은 절반의 성공을 자평했으나 당초 기대와는 거리가 먼 '빈손 혁신위' '실패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위가 올린 성과는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당원권 정지 징계 해제를 관철하고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등의 제안을 반영한 정도다.

 

가장 중요한 혁신안은 미완에 그쳤다. 당 주류인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내년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라는 '희생 혁신안' 추진은 김기현 지도부의 제동으로 일단 좌초됐다.


혁신위는 당의 신속하면서도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적절한 시기와 절차를 봐야 한다는 지도부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한때 혁신위가 마지막 회의에서 비상대책위 구성을 요구하며 김 대표를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 경우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데,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전날 만나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원만한 결별'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인 위원장과 혁신위로서는 건진 게 없는 셈이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그래도 우리당에 변혁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당원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졌지만 기득권 카르텔에 막혀 좌절했다"고 썼다. 홍 시장은 "한편의 개그콘서트를 보여주고 떠났다"며 "그동안 즐거웠다. 그대가 있었기에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정해용 혁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빈손 혁신위' 비판에 대해 "어제 김 대표가 혁신위가 제안한 안건을 공천관리위원회 등 여러 절차를 통해 녹여내겠다고 분명히 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우진 등 일부 혁신위원은 혁신안 관철을 위해 혁신위원을 공관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안건으로 채택되진 않았다. 혁신위는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 혁신안을 최종 보고할 예정이다. 

 

관건은 현 지도부가 '희생 혁신안'을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는 것이다. 희생 혁신안이 표류하면 쇄신 작업은 물건너가고 당은 강서구청장 패배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어서 국민적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전날 인 위원장과 만나 "당을 믿고 맡겨달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대표를 향해 "긴 호흡으로 기다려달라, 그러다가 숨 넘어가라고"라며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모든 조직에서 보면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자기가 솔선수범하고 자기가 희생을 할 때만이 힘을 가진다"며 "개인 이익을 챙길 때 그러면 아무런 힘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그러나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주류 희생론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믿고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만약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사실상 지도부가 엉뚱한 변명만 늘어놨다는, 이런 국민 기만이라고 하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혁신안들은 시간이 되면 적정한 때 싹을 틔우고 꽃이 돼 나타날 것"이라며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희생 혁신안에 대한 주류의 거부감이 강해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적잖다. 총선 불출마는 정치생명과 직결돼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다. 김 대표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가 '솔선수범'차원에서 선거에 임박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결단하더라도 동참하는 의원들이 얼마가 될 지가 불투명하다. 후속타가 없다면 쇄신 바람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인 위원장이 "나머지 50%는 당에 맡긴다"고 했는데 희생·헌신하는 주류 의원들이 나올 지 주목된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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