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또 대거 단수공천…'학살 우려' 비명계 집단행동 나설까

박지은 / 2024-02-22 16:06:58
공천 12명…박찬대·장경태·문진석 등 대다수 친명
전략지역구 지정…노웅래·이수진·김민철·양기대 컷오프
李 "툭하면 사퇴 요구, 그럼 1년내내 대표 바꿔야"
친문 홍영표 등 10여명 대응 모색…탈당·잔류 기로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천 파동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비명계는 22일에도 공천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이재명 대표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원로들도 가세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공천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또 공천관리위는 친명계 의원에 대거 단수공천을 주는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표가 정면돌파를 통해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전날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주문한 '초심'을 걷어찬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교육·사회·문화 대정부 질문에서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뉴시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서울 동대문갑에 안규백 의원, 동대문을에 장경태 최고위원, 인천 동·미추홀을에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인천 연수갑에 박찬대 최고위원 등 12명을 단수공천한다고 밝혔다. 

 

이들 4명과 함께 대전 서구을에 박범계 의원, 세종을에 강준현 의원, 경기 화성갑에 송옥주 의원,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 허영 의원, 충북 증평·진천·음성에 임호선 의원, 충남 천안갑에 문진석 의원, 아산을에 강훈식 의원, 논산·계룡·금산에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12명 대부분이 친명계로 분류된다. 박 최고위원은 이 대표 최측근이고 문 의원은 이 대표 측근 그룹 '7인회' 출신이다. 남 전 부원장, 황 전 시장도 친명계 핵심이다.

서울 마포갑과 동작을, 경기 의정부을과 광명을, 충남 홍성·예산은 '전략지역구'로 지정됐다. 이중 4곳은 비명계가 현역 의원으로 있는 지역구다. 노웅래(마포갑), 이수진(동작을), 김민철(의정부을), 양기대(광명을) 의원이다. 전략지역구 지정은 비명계 현역 의원을 대거 물갈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비명계 공천 학살'이 가속화하는 흐름이다.

 

더욱이 전날 당 텃밭인 광주지역 경선에서 현역 의원 3명이 무더기로 탈락하면서 '찐명(찐이재명) 공천'을 위한 물갈이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앞서 현역 의원 하위 10% 평가를 받고 당에 재심을 신청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각 통보를 받았다며 "당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후 중앙당 공관위에서 논의도 되기 전에 재심 신청의 결과가 나온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신청자에게 소명의 기회도 보장돼야 하는데 그런 소통은 전혀 없었다"며 "당의 민주적 절차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은 당의 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직격했다. 

 

원로들은 "민주적 절차와 전혀 동떨어진 당대표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등은 입장문을 통해 "하위 20%이하 명단도 들여다보면 사전 기획되었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상호 평가가 잘못 평가됐다고 하면 빨리 고쳐야 한다"며 "당내에서 불만이 있다고 하면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와 친명 지도부는 그러나 "공천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비선 조직이 돌렸다는 지적이 사실인가', '현역 하위 20%에 비명계가 몰린 것이 차기 당권을 노린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각각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하위 20% 반발이 많다', '전날 의원총회에 출석하지 않아 당내 불만이 많다'는 지적엔 답 없이 자리를 떴다.

 

그는 또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요구에 대해 "툭하면 사퇴하라는 소릴 하는 분들이 있는 모양인데 그런 식이면 1년 내내 365일 대표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위 20% 통보 관련 반발에 대해선 "평가위원 입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점수를 매겨야 하고 등수를 가려야 한다"며 "심사위원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 평가도 중요한 데 거의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비명계 진영에선 '공천 학살' 우려가 번지면서 친문계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친문계 좌장 격인 홍영표 의원 등 10여명이 모여 대응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공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향후 집단행동 돌입 여부 등을 폭넓게 논의 중이다. 


다만 이 대표를 향해 2선 후퇴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것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 대표와 친명계가 양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비명계가 탈당과 잔류를 놓고 기로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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