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사건, 대법원이 다시 재판

황정원 / 2018-11-20 14:22:38
검찰총장, 검찰개혁위 권고 받아들여 비상상고
원장의 감금 등 가혹행위 부분 무죄 재판단

전두환 정권 시절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례 중 하나인 '형제복지원 사건'이 대법원에서 다시 심리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9일 대법원에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비상상고를 신청했다고 대검이 밝혔다. 과거 형제복지원에서 이뤄진 감금 등 가혹행위 부분에 대해 이뤄졌던 무죄 판결에 하자가 있어 재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 1980년대 부산에서 형제복지원 원생들이 줄맞춰 서있는 모습을 찍은 자료 사진. 한국의 장애인차별반대 단체가 AP통신에 제공했다. [뉴시스]

 

앞서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는 지난 9월13일 재수사가 진행 중인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라고 문 총장에게 권고했다. 비상상고는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위법한 사항이 발견됐을 때 대법원이 다시 심리하도록 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원칙적으로 대법원은 비상상고의 적법성 등 요건을 따져보고 문제가 없으면 심리를 진행, 기각 또는 파기하거나 직접 다시 재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형제복지원 재판이 열렸던 1987년 이후로는 31년 만에, 무죄 확정판결이 나온 때로부터는 29년 만에 대법원의 사건 심리가 다시 이뤄지게 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도 지난달 10일 "국가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987년 부산지검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울주작업장에서 벌어진 감금과 가혹행위 등에 대한 수사를 축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당시 수사검사가 형제복지원 부산 본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전반을 들여다보려고 하자 정부와 검찰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은 지난 1975년~1987년 부산 북구에 위치한 전국 최대 규모의 부랑인보호시설이다. 형제복지원은 박정희 정권이 만든 내무부훈령 410호를 근거로 규정된 부랑인들에 대한 복지 명목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수용자들은 원장의 개인목장과 운전교습소, 울주작업장 등에 대한 강제노역에 내몰리고 구타와 가혹행위 등을 당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1986년 7월~1987년 1월 울주작업장에서 벌어진 가혹행위 등을 조사해 박인근 원장을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1989년 7월13일 횡령 혐의만을 인정해 박 원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박 원장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지난 2016년 6월27일 사망했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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