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못풀면 '역효과' 우려도…"안철수·인요한 활용" 목소리
尹, 한총리에 "더 긴밀히 소통하라"…정부, 2천명 증원 유지
의대교수 줄사표, 전국 40개大 대부분 동참…"의대 증원 철회"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4·10 총선 막판 변수인 '의·정(醫政)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섰다.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고 대다수 전공의가 사직·근무지 이탈로 맞서면서 '강대강' 충돌에 따른 의료 공백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대로 25일 집단사표 제출을 시작해 '의료대란'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의정갈등이 깊어지면 여당으로선 16일 남은 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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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서울 영등포을 박용찬 후보와 함께 25일 여의도역 인근에서 출근길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반면 갈등이 수습되면 기울어진 판세가 '의료대란 해결 효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한 위원장이 전날 의대 교수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이유다.
한 위원장은 이날 한양대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주초 예정된 전공의 면허 정지 행정처분 조치를 유연하게 이행하고 의료인과 '건설적 대화'에 나서기로 정부가 방침을 정했다고 소개하며 "이제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앞두고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을 잘 추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대강' 대결로만 치닫던 의정 갈등이 당의 개입과 중재로 일단 대화의 실마리를 찾았음을 부각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단과 만난 뒤 대통령실에 전공의 면허 정지 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위원장 의견을 보고받고 즉각 수용했다. 이는 의정갈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여겨졌다.
한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정 대화 가능성과 관련해 "(전공의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그분들(의대 교수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고 정부도 받아들였다며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의정갈등의 핵인 '2000명 증원'에 대한 절충 여부다. 전공의는 물론 교수들도 '2000명 증원'이 유지되는 한 대화할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 중이다. 정부는 그러나 증원 조정에 대한 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풀지 않고 있다. 대화·소통만 외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덕수 총리와 주례 회동을 갖고 의료 개혁과 관련해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환영하면서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의료계와 대화를 하겠다면서도 '의대 증원'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세운 읽힌다.
의료계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전의교협은 연세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위원장과의 간담회에 대해 "입학정원 및 배정은 협의 및 논의의 대상도 아니며 대화하지도 않았다"며 "정부에 의한 입학정원과 정원배정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이날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는 성명을 내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날 의정 움직임을 보면 중재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선거 6일 전인 4월4일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된다. 사실상 열흘 안에 의정갈등을 해소하고 지지율 반등을 끌어내야 하는 셈이다.
한 위원장은 그러나 '의정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꺼렸다. 그는 의대 증원 규모 조절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정부가 해온 방향성(정원 확대)에 대해선 많은 국민이 동의하고 계실 것"이라면서도 "어떤 방향성을 제가 제시하는 건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한 위원장이 의정갈등을 풀지 못하거나 해법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 만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대위원장 등 의사 출신들이 중재에 힘을 보태야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중재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각 측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며 "안 선대위원장, 의과대학 교수인 인 선대위원장이 적임자"라고 썼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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