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 발언 소환…탈당 여지 남기며 李 압박
李 "좋은 후보들 골라지고 있다"…마이웨이 고수
"경기 질 것 같으니 안 하겠다는 것…국민·당원 선택"
더불어민주당에서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문명(文明)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친문계는 대표 주자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컷오프(공천배제)에 강력 발발하며 이재명 대표를 공격했다. 이 대표와 친명계는 '공정한 공천'을 거듭 강조하며 반격했다.
문명 갈등 '뇌관'인 임 전 실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명문(이재명·문재인)의 약속과 통합은 총선 승리를 위한 기본 전제"라며 "서울 중·성동갑 컷오프에 대한 의결사항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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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한 당의 결정을 제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
당 결정에 저항하는 행동을 즉각 취하는 대신 공을 일단 이 대표에게 넘긴 것이다. 그는 "저의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려한다는 뜻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다"고 한 자신의 최근 발언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 최후의 수단도 불사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며 이 대표를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방향을 바꿀 시간이 있다. 여느 때처럼 오늘 저녁 6시에 왕십리 역 광장에 나가 저녁인사를 드릴 예정"이라며 선거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임 전 실장은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며 "그저 참담할 뿐이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당의 완성, 사당화의 완성 때문"이라며 "8월 당 대표 경선이나 2027년 대선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라이벌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통보받은 비명계 설훈 의원은 예고한 대로 28일 탈당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를 연산군에 빗대며 "어떻게 하면 교도소에 안갈지만 생각하며 당을 운영한다"고 직격했다.
민주당과 진보당 간의 울산 북구 후보 단일화 합의에 반발해온 이 지역 현역 이상헌 의원도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공천 정국에서 탈당한 현역은 설, 이 의원과 김영주, 이수진, 박영순 의원 5명이다. '공천 학살' 우려가 팽배한 비명계의 탈당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 공천관리위는 이날 서울 성북을(기동민), 인천 부평을(홍영표), 경기 오산(안민석), 청주 청원(변재일) 등 6곳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해 전략공천관리위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 등 해당 지역구 현역 등을 컷오프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비명계, 안·변 의원은 친명계다.
5선 중진인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친명'이라는 이유로 도리어 안민석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결정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입당도 탈당도 자유"라며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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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28일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열린 직장인 정책 간담회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그는 탈당 의원에 대해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별로 그렇게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규칙이 불리하다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게 마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경쟁의 과정에서 국민, 당원이 선택하는 걸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특히 "시스템과 투명한 심사로 좋은 후보들이 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태의연한 기득권 국민의힘 방식의 공천을 민주당은 하지 않는다"면서다.
이어 "새로운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모두가 후보가 될 순 없다"며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듯 세대교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에는 반드시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조용한 변화는 검은 백조 같은 것"이라며 "반발과 항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도 했다.
홍 의원과 임 전 실장 반발에 대해서도 "가지들은 부딪칠 수 있지만 거대한 나무의 한 부분"이라며 "우린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는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억울하더라도 받아들이라는 얘기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을 두고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 이재명으로 깃발과 상징이 계승됐다"며 "친노, 친문은 되고 친명은 안 되냐"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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